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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세월호 희생자 '어묵' 사진...누리꾼 분노

26일 게시글 올라왔다가 삭제... 방통위 "유해 정보 비중 높으면 제한 검토"

등록|2015.01.27 17:00 수정|2015.01.27 17:00

▲ 단원고 교복을 입은 인물이 어묵을 들고,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 일간베스트 갈무리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아래 일베)에서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베는 과거 여러 차례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모욕해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지난 26일 오후 5시께 일베에 '친구 먹었다'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 인물은 세월호 참사로 가장 희생이 컸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들고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특유의 손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 속 인물이 정말 단원고 학생인지, 아니면 다른 일베 회원이 단원고 교복을 입고 찍은 자작극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제목의 '친구'는 사진 속 어묵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베에서 '어묵'은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며 지칭하는 말로 통용된다. 바다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시신이 물고기에 먹혀 어묵이 됐고, 그 어묵을 자신이 먹었다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사진이 SNS상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부 누리꾼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단지 어묵을 소재로 썼기 때문이 아니라, 해당 맥락에서 어묵이 반인륜적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논란을 빚자 해당 게시물은 몇 분 만에 운영진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소재를 모방한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사태의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농성 텐트는 '포장마차'... 세월호 침몰 사진 두고 '(어묵) 몇 인 분 나오냐'

▲ 세월호 참사 유가족 단식 농성 텐트를, 포장마차에 빗대고 있다. ⓒ 일간베스트 갈무리


한 일베 이용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단식 농성 텐트의 사진을 올리며, '포장마차'라고 제목을 붙였다. 다른 이용자는 침몰한 세월호 사진을 올리고, '몇 인분 나오냐?'라고 게시글 제목을 지었고, '어묵 있는데 이게 빠질 수 없지'라며 참사 당시 유출된 기름을 간장에 빗대는 이도 있었다. 이처럼 도를 넘은 내용의 게시물 대부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일베 회원이 희생자를 어묵에 빗대 조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7일, 한 20대 일베 회원이 희생자를 어묵, 핫바 등에 비유해 비난했다가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의해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유해정보팀 관계자는 27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일베 전체적으로 유해 정보의 비중이 높으면 심의위원들의 합의를 거쳐 사이트 이용 제한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게시물을 올리는 등 개별적으로 차별·비하·욕설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용제한 기준에 대한 명료한 설명을 요구하자, 해당 관계자는 "위원들이 보기에 아직은 개별적인 게시글로만 문제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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