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가져왔다"는 김부선이 손에 든 것은?
[현장] '난방 열사' 김부선, 구청장 면담 후 기자간담회 열어
▲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난방비 비리를 폭로했던 배우 김부선이 2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공동난방비 및 관리비 관련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파트 난방비의 구조적 문제를 파헤쳐 '난방 열사'로 불리는 배우 김부선씨가 다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난방비 비리 확인 이후, 자신의 아파트가 중앙 난방에서 개별 난방으로 변경 공사를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비리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2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별 난방 공사 관련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과의 면담을 내용을 공개했다.
"곧 깐느로 갈 여배우"라며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오늘 기분 좋은 소식을 가져왔다"라며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우리 아파트 비리가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라면서 "개별 난방 공사를 했는데, 공사비가 (업체 측에)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됐다"며 말했다.
이어 그는 "공사비를 받은 뒤 입주자대표자회의 회장(동대표)에게 통장 입출금 내역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의 아파트가 지난해 말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을 결정하고 공사를 마쳤지만 이 과정에서도 공사대금 지급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결국 성동구청에 동대표 통장 입출급 내역을 정보공개 요청했다"라면서 "지난 21일 구청에서도 통장입출금 내역을 알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통보했다"라고 성동구청의 공문을 들어보였다.
이날 정원오 구청장과의 면담에서 김씨는 통장 입출금 내역 공개와 함께 ▲ 아파트 누리집 개설 ▲ 민주적 주민토론회 보장 ▲ 동대표 직무 정지 ▲ 새로운 임원 선출 관리 등을 요구했다.
김씨는 "정 구청장이 '주민들끼리 민주적으로 회의가 잘 진행되도록 협조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음달 5일까지 통장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시 감사를 진행하기로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성동구청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라면서 "긴 싸움의 끝이 보여 춤이라도 추고 싶고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김부선 "언제까지 외면하실 거냐, 아름다운 아파트 만들자"
김씨가 살고 있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 아파트는 중앙 난방식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난방비 0원'이 나온 11가구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문제 삼았다. 11가구는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부족의 이유로 무혐의 처리됐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관리비 종합 실태 조사에 나서는 등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누리꾼들은 김씨에게 '난방 열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김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아파트 난방비 등의 문제에 주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 여러분, 언제까지 외면하실 거냐"라면서 "바쁘겠지만 아름다운 아파트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주택법 시행령에 아파트 입주민의 10분의 1 이상이 동의를 얻고 과반수 찬성을 받으면 동 대표를 해임할 수 있다"라면서 "저희 아파트를 모범 아파트로 바꾸고 민주적인 동 대표가 되도록 요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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