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조종사 생사 확인부터"... 협상 최종시한 넘겨
IS가 요구한 사형수 알리샤위 석방 보류... 인질 사태 최악으로
▲ 이슬람국가(IS)의 사형수 석방 요구를 거부하는 요르단 정부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요르단 정부가 사형수를 석방하라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인질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요르단 정부는 30일(한국시각) IS에 붙잡힌 요르단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IS가 요구한 이라크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를 여전히 수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알모마니 요르단 공보장관은 "요르단 정부는 조종사를 살려주는 대가로 사형수를 석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러나 조종사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알모마니 장관은 "조종사가 무사하다는 증거를 확인할 때까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며 "조종사의 생존이 확인되는 대로 사형수 석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IS는 29일 일몰, 한국시각으로 오후 11시 30분까지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사형수 알리샤위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를 교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요르단 공군 조종사 알카사스베 중위를 즉시 살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IS의 전신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 소속인 알리샤위는 2005년 요르단 암만의 호텔 테러에 가담해 36명을 숨지게 하고 사형을 선고받아 10년째 복역 중이며,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IS 공습 작전에 참가했다가 전투기 추락으로 붙잡혀 억류된 상태다.
요르단 정부는 알카사스베 중위를 풀어주면 알리샤위를 석방하겠다고 밝혔으나 IS는 고토와 알리샤위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를 묻는 요르단 정부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알모마니 공보장관은 "일본 정부와 협력하며 일본인 인질도 구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요르단과 일본 양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수록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일본 정부는 요르단과 IS의 협상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관계자들이 사태 전개에 대비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IS가 내건 최종시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처형이 우려되는 가운데 요르단 조종사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IS가 알카사스베 중위를 풀어준다면 요르단 사람들은 같은 이슬람인으로서 매우 감사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