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레임덕' 문턱 온 박 대통령, 갤럽 지지율 29%

한국갤럽 정례조사도 30%대 붕괴... 60대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 우세

등록|2015.01.30 11:13 수정|2015.01.30 11:13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푸른숲 어린이집을 방문, 아이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 연합뉴스


30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정례 주간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30%대 지지율이 붕괴된 것은 이번이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임에도 레임덕의 문턱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26, 27일 진행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29.7%를 기록한 바 있다(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지지율 30%대 붕괴... 청와대 "논평 않겠다").

한국갤럽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라고 긍정 평가한 이는 전체 응답자의 29%라고 밝혔다.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3%포인트 상승한 63%였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각각 3주 연속 취임 후 최저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핵심 지지층의 이탈 역시 계속 강화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55%)가 부정 평가(36%)를 앞섰다. 20대부터 40대까지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 답변은 전체의 20% 이하인 반면, 부정 평가한 답변은 전체의 70%를 웃돌았다. 50대에서는 긍정 평가가 34%, 부정 평가가 60%였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 답변이 60%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은 "새누리당 지지층 414명의 55%가 '잘하고 있다'고 봤으나 37%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지난해 12월 1~3주 통합 기준 새누리당 지지층의 긍정률은 74%였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의 지지율 추락 현상도 뚜렷했다. 대구·경북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 평가한 답변(48%)이 긍정 평가한 답변(41%)보다 7% 포인트 높았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부정 평가가 61%에 달했다. 긍정 평가(32%)보다 약 1.9배 높은 수치였다.

청와대 개각 및 인적 쇄신 효과 없어... 증세 논란까지 영향 계속

이 같은 하락 추세는 앞서 발표한 청와대의 국무총리 교체 및 일부 청와대 조직개편에 대한 효과가 전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서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휩싸였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유임하는 한편,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을 수평 이동하는 것으로 조직 개편을 끝냈다(관련기사 : 자리 지킨 '문고리 3인방'... 빛바랜 박 대통령의 승부수).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 소통 미흡(16%) ▲ 세제 개편안 및 증세(16%) ▲ 인사 문제(14%) 등이 부정평가 이유로 꼽혔다. 특히 인사 문제를 부정 평가 이유로 꼽은 응답은 전주 대비 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연말정산 환급금 축소 논란, 주민세 및 자동차세 인상 해프닝 등 계속되는 증세 논란에 대한 불만도 존재한다. 이번 조사에서 "현 정부는 증세를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0%였다. 반면, "증세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9%에 불과했다. 답변을 유보한 이는 전체의 11%였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은 "세금 징수 대상과 방식에 대한 충분한 합의나 설득이 선행되지 않은 점과 관련 정책 발표 직후 반발에 직면해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불신이 커진 탓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당청 지지율 역전 현상은 사실상 고정됐다. 새누리당은 이번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1%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최근 대통령 직무긍정률은 눈에 띄게 하락했지만 새누리당 지지도는 이번 주에도 지난해 하반기 평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향후 당청 관계의 변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연일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내놓으며 일종의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관련기사 :위기탈출 바라는 새누리, 청와대와 '거리 두기').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