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철거' 예고한 서북청년단 결국 안 나타나
[현장]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100여 명 시민들 '지킴이' 자청
[최종신 : 2월 1일 오전 0시 47분]
서북청년단은 결국 광화문 농성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31일 자정을 앞둔 세월호 농성장은 100명 남짓한 사람들이 '지킴이'를 자청해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서북청년단재건위에서 이날 자정을 기해 농성 천막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오후 주말 촛불문화제엔 평소보다 많은 500여 명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150여 명이 오후 10시께까지 천막을 지키겠다며 남았다. 이 때문에 이날 지킴이를 신청한 대학생 30여 명조차 천막 밖에서 기다리거나, 광화문 인근 커피점에 들어가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세월호국민대책위원회에선 이날 저녁께 경찰로부터 서북청년단이 오지 않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킴이 가운데 일부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대부분 발길을 쉽게 떼지 못했고 결국 자정까지 기다려 서북청년단이 오지 않은 걸 확인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 아버지 오영환씨는 이날 자정 "경찰에서 서북청년단이 안 온다고 했으니 만약 온다면 경찰이 책임지면 될 것"이라면서 "오늘은 들어가고 내일 다시 나와 달라, 오늘 모두 밤새고 내일 아무도 없는 게 더 문제"라며 돌려보냈다.
한편 이날 자정께 세월호 농성장 천막 철거를 예고했던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정함철씨는 '예정대로 천막 철거 시도를 하느냐'는 한 기자의 문의에 "답하기 곤란하다, 거짓말을 할 순 없다"는 애매모호한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신 : 31일 오후 2시 27분]
"진상 조사 시작도 안 해... 끝까지 농성장 지킬 것"
이날 오후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은 평소 같은 분위기 속에 1인 시위나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 발길도 꾸준히 이어졌다. 농성장에서 만난 세월호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오늘 자정께 30명 정도가 농성장을 지킬 계획이지만 강제 철거 시도가 있더라도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철수 요구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시작도 하지 안했는데 일부 보수단체들 민원 때문에 서울시도 압박을 받은 것 같다"면서도 "시민 대다수는 세월호 가족들의 진상 규명 요구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 고 오영석군 아버지 오병환씨는 "진상조사위원회(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지긴 했지만 정부가 설립준비단에 파견한 공무원을 다 빼가는 등 진상 조사할 마음이 없다"면서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계속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300일(2월 8일)을 앞두고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전남 진도 팽목항까지 도보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도보 행진 중인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은 "보수세력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으로 모두 끝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진상 규명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면서 "광화문 농성이나 도보 행진은 진상 규명을 위해 희생자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처절한 몸부림임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1신 : 31일 오전 11시 50분]
서울시가 31일까지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천막 일부를 철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강제 철거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광화문 광장 세월호 농성장 천막 14개 가운데 서울시에서 지원한 13개를 철수할 테니 31일까지 개인 비품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머지 1개는 가족대책위에서 직접 설치한 것이다.
서울시 "시 지원 천막 회수 요청... 강제 철거 안해"
4.16 세월호 참사 3개월째인 지난해 7월 16일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등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광화문에 천막을 한 동 설치했다. 이후 유가족뿐 아니라 시민들의 동조 단식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 인력과 소방 인력을 지원하고 천막도 추가 설치했다.
이후 지난해 8월 28일 김영오씨가 46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11월 국회에서 세월호 관련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세월호 유가족 등 20여 명이 계속 상주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을 계속 이어왔다. 이에 어버이연합,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서북청년단재건위 등 보수단체들은 서울시에 농성장 철거 민원을 계속 제기했다.
다만 서울시는 가족대책위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하지 않는 한 강제 철거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는 31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한여름 폭염 속에서 유가족의 건강과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인도적 차원에서 천막을 지원했지만 그 후에 유가족 단식이 중단됐고 광화문에서 농성하는 이유인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됐다"면서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본래의 목적대로 자유롭게 이용하게 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1월 31일까지 지원했던 천막을 회수하려고 하니까 그 안에 있는 비품들을 정리해라고 협조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천막을 강제 철거할 생각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자진해서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할 필요가 있어서 공문을 보낸 것"이라면서 "공문을 계기로 유가족들과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쪽에 전향적으로 논의를 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가족대책위쪽은 자진 철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광화문 농성장에 상주하고 있는 단원고 학생 고 이민우군 아버지 이종철씨는 "지난 26일 서울시 관계자가 직접 공문을 들고 찾아왔지만 강제로 철거하겠다는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우리도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이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단체 '강제 철거' 시도에 "농성장 지켜달라" 민원
보수단체에선 그간 광화문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며 서울시를 압박해왔다. 특히 서북청년단재건위는 31일 자정 광화문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다만 서울시는 이번 천막 철수 요청이 서북청년단 강제 철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에 광화문 농성장을 계속 유지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아이 키우는 주부'라고 밝힌 오지숙씨는 이날 새벽 서울시에 "여름의 무더위와 겨울의 한파에도 자식 잃은 부모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직도 자식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조차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을 일베로부터,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서북청년단으로부터 지켜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서북청년단은 결국 광화문 농성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31일 자정을 앞둔 세월호 농성장은 100명 남짓한 사람들이 '지킴이'를 자청해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서북청년단재건위에서 이날 자정을 기해 농성 천막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세월호국민대책위원회에선 이날 저녁께 경찰로부터 서북청년단이 오지 않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킴이 가운데 일부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대부분 발길을 쉽게 떼지 못했고 결국 자정까지 기다려 서북청년단이 오지 않은 걸 확인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 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 아버지 오영환씨가 31일 자정께 광화문 농성장 천막 철거를 예고한 서북청년단이 나타나지 않자 지킴이를 자청한 시민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 김시연
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 아버지 오영환씨는 이날 자정 "경찰에서 서북청년단이 안 온다고 했으니 만약 온다면 경찰이 책임지면 될 것"이라면서 "오늘은 들어가고 내일 다시 나와 달라, 오늘 모두 밤새고 내일 아무도 없는 게 더 문제"라며 돌려보냈다.
한편 이날 자정께 세월호 농성장 천막 철거를 예고했던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정함철씨는 '예정대로 천막 철거 시도를 하느냐'는 한 기자의 문의에 "답하기 곤란하다, 거짓말을 할 순 없다"는 애매모호한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신 : 31일 오후 2시 27분]
"진상 조사 시작도 안 해... 끝까지 농성장 지킬 것"
▲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가족들이 장기 단식농성중인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앞 농성장. ⓒ 권우성
이날 오후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은 평소 같은 분위기 속에 1인 시위나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 발길도 꾸준히 이어졌다. 농성장에서 만난 세월호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오늘 자정께 30명 정도가 농성장을 지킬 계획이지만 강제 철거 시도가 있더라도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철수 요구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시작도 하지 안했는데 일부 보수단체들 민원 때문에 서울시도 압박을 받은 것 같다"면서도 "시민 대다수는 세월호 가족들의 진상 규명 요구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 고 오영석군 아버지 오병환씨는 "진상조사위원회(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지긴 했지만 정부가 설립준비단에 파견한 공무원을 다 빼가는 등 진상 조사할 마음이 없다"면서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계속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300일(2월 8일)을 앞두고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전남 진도 팽목항까지 도보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도보 행진 중인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은 "보수세력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으로 모두 끝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진상 규명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면서 "광화문 농성이나 도보 행진은 진상 규명을 위해 희생자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처절한 몸부림임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1신 : 31일 오전 11시 50분]
서울시가 31일까지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천막 일부를 철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강제 철거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광화문 광장 세월호 농성장 천막 14개 가운데 서울시에서 지원한 13개를 철수할 테니 31일까지 개인 비품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머지 1개는 가족대책위에서 직접 설치한 것이다.
서울시 "시 지원 천막 회수 요청... 강제 철거 안해"
4.16 세월호 참사 3개월째인 지난해 7월 16일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등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광화문에 천막을 한 동 설치했다. 이후 유가족뿐 아니라 시민들의 동조 단식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 인력과 소방 인력을 지원하고 천막도 추가 설치했다.
이후 지난해 8월 28일 김영오씨가 46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11월 국회에서 세월호 관련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세월호 유가족 등 20여 명이 계속 상주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을 계속 이어왔다. 이에 어버이연합,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서북청년단재건위 등 보수단체들은 서울시에 농성장 철거 민원을 계속 제기했다.
다만 서울시는 가족대책위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하지 않는 한 강제 철거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는 31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한여름 폭염 속에서 유가족의 건강과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인도적 차원에서 천막을 지원했지만 그 후에 유가족 단식이 중단됐고 광화문에서 농성하는 이유인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됐다"면서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본래의 목적대로 자유롭게 이용하게 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1월 31일까지 지원했던 천막을 회수하려고 하니까 그 안에 있는 비품들을 정리해라고 협조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천막을 강제 철거할 생각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자진해서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할 필요가 있어서 공문을 보낸 것"이라면서 "공문을 계기로 유가족들과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쪽에 전향적으로 논의를 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가족대책위쪽은 자진 철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광화문 농성장에 상주하고 있는 단원고 학생 고 이민우군 아버지 이종철씨는 "지난 26일 서울시 관계자가 직접 공문을 들고 찾아왔지만 강제로 철거하겠다는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우리도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이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단체 '강제 철거' 시도에 "농성장 지켜달라" 민원
보수단체에선 그간 광화문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며 서울시를 압박해왔다. 특히 서북청년단재건위는 31일 자정 광화문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다만 서울시는 이번 천막 철수 요청이 서북청년단 강제 철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에 광화문 농성장을 계속 유지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아이 키우는 주부'라고 밝힌 오지숙씨는 이날 새벽 서울시에 "여름의 무더위와 겨울의 한파에도 자식 잃은 부모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직도 자식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조차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을 일베로부터,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서북청년단으로부터 지켜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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