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상에서 방송국 DJ까지... "정말 바빠요"
팔달문시장 한약재상 김수철 대표를 만나다
▲ 감수철자신의 점포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수철 대표 ⓒ 하주성
"저는 대학을 다니다가 한 학기를 남겨 놓고 휴학계를 냈어요. 제가 살아가면서 비전이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린 것이죠. 사실은 한의대를 가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질 못하고, 한약재상을 운영하게 된 것이죠. 팔달문시장에 점포를 낸 지 벌써 19년이 되었네요. 세월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경기도 수원 팔달구 팔달로에서 '팔달문 인삼, 한약초'라는 한약재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철 대표. 그는 팔달문 상인회부회장을 맡아보면서 이사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시장을 위해 이렇게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 생명을 살리고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시작을 한 것이 한약재상이라고 한다.
"제 고향이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입니다. 어려서부터 영약이라고 하는 인삼을 접하고 살아오면서, 사람들의 건강을 위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다가 한약건재상을 시작했죠. 저희 집은 약재를 서울 경동시장 등에서 구입하지 않아요. 3000가지가 넘는 약재를 일일이 산지를 다니면서 직접 구해옵니다."
▲ 온에어 방송국팔달문 시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에어 방송국 부스 ⓒ 하주성
남을 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약재상을 열어
남을 위해서 인생을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말로는 남을 도와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남을 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수철 대표는 약재상을 하면서도 생각이 달랐다. 남들의 건강을 위하는 한약재를 팔면서 산지가 분명하지 않은 약재를 팔 수가 없었단다.
"요즈음은 예전보다 산지로 덜 내려갑니다. 예전에는 한 주에 몇 번씩도 산지를 돌아다녔어요. 그곳에 가서 직접 약재를 채취한 것을 구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요즈음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내려갑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되지 않는 약재는 약업사를 통해 구입을 하고요."
이제 나이가 42세다. 그런데 한약재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는 벌써 19년이 되었다고 하니, 23세부터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젊은 나이에 시장으로 들어와 점포를 열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생각하던 그런 일을 펼쳐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그 소통의 방법 중 하나가 시장 온에어 방송극 DJ 노릇을 함께 한 것이라고 한다.
▲ 부스 안방송실 안에서 시장 상인들과 손님들을 위해 방송을 하고 있는 김수철 대표 ⓒ 하주성
팔달문시장 온에어 방송국 '친절DJ' 김수철씨
"시장에서 장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바로 상인들과의 소통이었어요. 상인과 손님들과는 서로 소통이 되고, 이웃의 점포와도 소통이 되죠. 그런데 상인회 전체를 놓고 보면 누가 누군지도 잘 몰라요. 그래서 4년 전에 시장에서 방송국을 운영한다고 할 때 추천을 받아 DJ를 시작했어요."
팔달문시장 문화센터 3층에 자리하고 있는 온에어 방송국은 일 주일에 네 번 방송을 한다. 팔달문시장 전체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를 통해 월, 화, 수,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씩 방송을 한다. DJ는 모두 4명으로 시사, 지식, 소통, 전통이라는 틀 속에서 방송을 한다.
▲ 방송실바쁜 틈에도 DJ를 맡아 하는 것은 상인들과의 소통 때문이란다 ⓒ 하주성
"저는 주로 상인들과의 소통을 맡고 있어요. 제가 처음부터 시장에서 하고 싶었단 일이 바로 소통이었으니까요. 제가 맡은 날에는 상인들을 초청하거나 사회의 인사들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면서 방송을 하죠. 이제는 시장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친절DJ'라고 호칭하고 있어요."
남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어 건재상을 시작을 했다는 김수철 대표. 스스로 남들보다 더 비전이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시작한 장사지만 후회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을 잘 한 것 같다는 것이다. 방송국 박스 안에서 시장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하는 김수철 대표를 보면서,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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