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내 마음속에는 삼보가 있습니다

[사진] 입춘날 풍경... 입춘대길 건양다경

등록|2015.02.04 19:24 수정|2015.02.04 19:24

▲ 가랑잎 아래에서는 이미 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이안수


#1

경상남도 양산의 통도사(通度寺), 합천 가야산의 해인사(海印寺), 전라남도 순천의 송광사(松廣寺) 셋 사찰을 일컬어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의 보물을 간직한 사찰이라는 뜻이 분명한데, 그 보물들이란 무엇일까? 바로 '불(佛)·법(法)·승(僧)'을 일컫습니다.  

통도사는 자장(慈藏)율사가 중국 유학을 마치고 문수보살의 계시를 받고 불사리(佛舍利)와 부처의 가사 한 벌을 가지고 귀국해서 통도사를 창건한 뒤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했습니다. 통도사의 주법당인 대적광전(大寂光殿)에 불단(佛壇)만 마련한 채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은 뜻은 이렇듯 영원한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상징하는 사리를 모셨기 때문이지요. 이런 연유로 통도사를 불보사찰(佛寶寺刹)이라고 합니다. 

합천 해인사는 부처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 경판(經板) 수가 총 6589권으로 8만1258판이므로 8만대장경으로도 함. 국보 제32호)'을 봉안한 곳이라고 해서 법보사찰(法寶寺刹)이라고 합니다. 대장경을 모신 전각이 '해인사장경판전(海印寺藏經板殿 : 국보 제52호)'입니다. 

송광사는 큰스님들이 많이 배출되어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합니다.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한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곳이지요.

▲ 불교도는 삼보에 귀의함이 필수입니다. 그 삼보는‘불(佛)·법(法)·승(僧)'입니다. ⓒ 이안수


오늘날 삼보사찰은 총림(叢林)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총림은 승려들의 참선 수행 전문 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 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 교육기관인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로 삼보사찰 외에도 수덕사와 백양사가 있습니다.

#2

'불(佛)·법(法)·승(僧)'의 삼보(三寶)에 돌아가 의지하는 의식을 삼귀의(三歸依)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구족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歸依佛兩足尊)", "일체의 탐욕을 벗어난 가르침에로 귀의합니다(歸依法離欲尊)", "모든 무리 중에서도 존귀한 승단에 귀의합니다(歸依僧衆中尊)"의 삼귀의 계문(戒文)을 합송하는 삼귀의는 지금도 수계식(受戒式) 등 여러 의식에서 실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몸을 실제 삼보에 귀의할 입장이 아니므로 제가 있는 자리에서 '불, 법, 승'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삼보에 귀의한 듯 살고 있습니다. 

제 눈이 닿는 곳마다 있는 1만 2천권이 넘는 모티프원의 책을 대하는 마음을 '법(法)'으로 여기지요. 모든 책이 각각의 요소에서 깨달음의 정수만을 뽑아 담은 것이므로 능히 제 삶을 규율하는 법으로서 역할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또한 모티프원을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들을 고승으로 대합니다. 그분들은 나이의 적고 많음에 관계없이 또한 국적에 관계없이 제게 나름의 삶의 교의(敎義)를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제게 전하게 됩니다. 저와의 대면에서 나누는 말로서, 혹은 평소 행위의 습관으로 무언의 설법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분들은 모두 제게 삼보의 '승(僧)'이 됩니다.  

'불(佛)'은 제 주변의 모든 자연입니다. 가는 나뭇가지 하나, 풀잎 한 장조차도 제게 영원한 부처님의 법신(法身)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제게 모티프원은 총림이며 세상의 어느 곳도 제게 잠재적인 총림이 됩니다.  

오늘(2월 4일) 봄날의 도래를 알리는 입춘입니다. 저는 아침 해가 돋기전 제 '불(佛)'을 찾아 정원을 찬찬히 살폈습니다.  

어젯밤 추위로 마른 풀잎 위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습니다.

▲ 입춘날 아침에도 하얀 서리가 온 대지를 덮고 있습니다. ⓒ 이안수


그럼에도 '불(佛)'의 가르침은 한 치의 틀림도 없어서 낙엽 아래에는 초록의 생명이 크게 자라있습니다. ​

▲ 하지만 다가오는 봄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이안수


모티프원의 건물을 타고 오른 앙상한 덩굴줄기들에게도 기운이 생동함을 느끼게 됩니다.

▲ 마른 가지들에게서도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이안수


막 해가 돋은 헤이리가 온통 운기로 충천합니다.

▲ 까치가 제일 먼저 입춘 날의 일출을 즐기고 있습니다. ⓒ 이안수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 대문에도 입춘첩을 붙였습니다. ⓒ 이안수


천지의 사람과 만물에게 입춘이 되니 크게 길한 것이요,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을 것입니다.

▲ 석가모니가 돌아가시고 불상이 제작되기 이전에 불보로서 숭배된 것으로는 석가모니의 4대기념처인 탄생지 룸비니동산과 성도지(聖道地) 부다가야, 최초의 설법지 녹야원, 열반지(涅槃地) 쿠시나가라 등과 불족적(佛足蹟)·보리수(菩提樹)·법륜(法輪)·불탑(佛塔)·연화(蓮花) 등이 그 상징으로서 경배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모든 자연은 모두 보리수이고 불탑입니다. ⓒ 이안수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