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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백혈병을 엎어치다

오는 2월 15일은 '세계 소아암의 날'

등록|2015.02.13 16:24 수정|2015.02.13 16:24
전국체전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레슬링 코치, 격투기 선수, 소아암 병동 체육 선생님(?). 이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는 바로 격투기 선수 김형수 완치자다. 만 일곱 살 때 백혈병의 일종인 '재생불량성 빈혈(aplastic anemia)'을 진단받고 3년의 치료 기간을 거쳐 완치됐다.

완치 이후 피 나는 노력으로 레슬링 선수로 활약했지만, 안타깝게도 만 18세가 되던 해 백혈병이 재발해서 레슬링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했다. 치료 이후 건강을 되찾은 지금은 후배 양성을 위해 레슬링 코치와 격투기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백혈병 이겨낸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의 특별한 방문

소아암 병동의 체육선생님아이들에게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주고 있는 모습 ⓒ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초등학교 레슬링부에서 제의를 받아 레슬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형수 선수는 전국체전 레슬링 자유형 69kg급에서 2번이나 우승했지만, 18세가 되던 해 백혈병이 재발했다. 그리고 그때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지원으로 골수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게 됐다.

수술을 받기 전, 김형수 선수는 병실 창문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서, 레슬링 자세를 취해봤다고 한다. 다시 운동을 하고 싶은 간절함이 백혈병을 이겨낸 힘이었다고. 최근 격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3에서 격투기 선수로, 시즌4에서는 코치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김형수 선수가 소아암 병동의 체육 선생님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치료 받았던 강남성모병원에 직접 제안을 했고, 처음에는 격주 토요일만 진행하다가 지금은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은 평균 4명 정도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1시간 정도 스트레칭과 볼링을 가르치고 있다. 볼링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조그마한 핀과 공인데, 친구들이 핀 전부를 쓰러트리면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잘 따르지 않았는데, 백혈병을 겪은 이야기를 해주며 친해지니 많이 따른다고 했다. 이제는 병동에 소문이 나서 많은 친구들이 토요일을 기다리고 있다.

매주 희망의 증거를 기다리는 소아암 환아들

매년 한국에서는 1600여 명의 백혈병 소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성인 암의 완치율이 약 40%인 반면 소아암은 정상 치료를 받는 경우 8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사고사를 제외하면 소아암이 어린이 사망률 1위다. 발병에서 완치까지 3~5년의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고, 처방약이 일부 '비급여'로 처리돼 환아를 둔 가정은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

2월 15일 '세계소아암의 날'#ACTNOW 캠페인 ⓒ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오는 15일은 세계 소아암의 날이다. 이날은 소아암을 앓고 있거나, 앓은 경험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해 소아암에 대해 대중에게 알리고 지원을 요청하는 세계적인 캠페인이 벌어진다. 즐거움을 만끽해야 할 때 소아암을 겪고 있는 환아들은 투병 생활로 인해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긴 시간을 격리되며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몸소 이겨내야 한다.

세계 소아암의 날로부터 9월까지 범세계적인 소아암 인식개선 캠페인 '#ACTNOW'가 진행된다. 이 캠페인은 소아암을 앓고 있는 모든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최상의 치료를 받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SNS에 해시테그 '#ACTNOW' 포함한 응원 릴레이

'ACT NOW'는 '지금, 행동하자'라는 뜻으로, 세계소아암부모연합(CCI)은 소아암 경험자와 가족들을 위한 5가지 실천 과제를 선정해 제시했다. 제시 내용으로는 ▲소아암 치료에 대한 더 높은 접근성 ▲치료약과 통증처치에 지불 가능한 수준 혹은 무료 제공 ▲소아암 치료에 관한 의료 보험 제공 ▲소아암 고통 완화를 위한 더 효과적인 관리 ▲소아암 생존자의 만성 질환 감소를 위한 치료법 개발을 꼽았다.

캠페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본인이 활동하고 있는 SNS에 소아암 환아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메시지를 '#ACTNOW'를 포함해서 적으면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2월 15일 '세계소아암의 날'을 맞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해피로그(네이버 해피빈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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