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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안재현·구혜선의 연기, 설득력 얻을까

[드라마리뷰] 판타지 드라마, 연기로 현실감 살려야 시청자 잡는다

등록|2015.02.17 09:39 수정|2015.02.17 09:39

▲ 드라마 <블러드>의 포스터 ⓒ KBS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는 '뱀파이어 의사'라는 참신한 설정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영화 <트와일라잇>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숲 속 추격신과 뱀파이어로 변하는 특수 효과 등 볼거리에 치중한 1회는 살짝 어색하고 유치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만의 매력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연기자들의 연기가 판타지를 만족하게 할 만큼 유려했느냐다. 등장인물의 연기는 아직 이런 설정에 익숙하지 않은 듯 어딘가 경직된 느낌을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을 맡은 안재현과 구혜선이었다. 

안재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동생 역을 맡은 이래 영화 <패션왕>의 조연을 거쳐 단숨에 주인공을 꿰찼다. 모델 출신의 훤칠한 키와 투명한 피부, 개성 있으면서도 수려한 얼굴은 뱀파이어 역할에 딱 맞았지만 문제는 연기력이었다.

안재현은 뱀파이어라는 정체 때문에 인간에게 공격당하는 남자 주인공 박지상으로 분했다. 그러나 내레이션과 대사는 물론, 감정 표현마저  국어책을 읽는 느낌을 자아냈다. 오히려 그의 아역을 맡은 백승환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 지난 16일 방송된 <블러드>의 한 장면 ⓒ KBS


<신의 퀴즈>와 <굿닥터>를 집필한 박재범 작가의 드라마이기에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해 볼만 하지만 안재현의 주연 발탁은 이른 감이 있다. 발성 자체가 아직 연기력을 논할 수준이 아닌 데다가, 그 이상의 독보적인 개성으로 이를 극복하지도 않는다.

안재현뿐만이 아니다. 첫 회에 등장하지 않은 구혜선은 예고편 속 대사 몇 마디만으로 시청자를 불안하게 했다. 그동안 구혜선에게는 종종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연기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서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러드>에서 구혜선은 명랑 쾌활하며 막말도 서슴지 않는 의사를 연기한다. <엔젤아이즈>에서 비교적 차분한 역할을 맡으며 안정을 찾았던 구혜선이 <블러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 <블러드>의 주인공인 구혜선과 안재현 ⓒ KBS


아무리 판타지 드라마라도 현실감이 살아야 드라마 자체에 대한 설득력이 생긴다. 오히려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블러드>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주인공이 판타지에 제대로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주면 가뜩이나 현실적이지 않은 드라마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어색함은 배가된다.

<블러드>의 첫 회는 5%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 시간대 최하위다. 판타지로 점철된 <블러드>가 초반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극본과 연기, 연출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초반부터 연기에서 허점을 드러낸 <블러드>가 점차 안정을 찾고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시청자가 <블러드>의 판타지에 동감하고 응원할 수 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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