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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과학을 알면 농사가 쉽다

[짱짱의 농사일기 25] 작물의 성장과 환경① 광합성과 호흡

등록|2015.02.24 10:49 수정|2015.02.24 11:04

▲ 물빠짐이 좋지 않으면 뿌리가 물에 잠겨 호흡작용이 어렵다 ⓒ 오창균


"아파트 베란다에서 상추는 잘 크는데, 고추와 토마토는 잘 안되는 이유가 뭐죠."
"텃밭에 햇볕은 잘 들어오는데 비가 많이 오면 물빠짐이 나빠서 농사가 잘 안돼요."

아파트 베란다에서 농사를 짓는데 햇볕이 부족하여 과채류가 잘 안된다는 하소연과 햇볕은 잘 들어오지만, 비가 오면 물빠짐이 좋지 않아 농사가 어렵다는 고충이다. 작물의 성장에 필요한 환경과 조건을 알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과학지식이 필요하다.

농사에 필요한 기초적인 과학상식을 알고 있으면 작물의 성장 과정에 대한 이해가 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고 해답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깊은 전문지식을 알면 더 좋겠지만, 농사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등학생 수준의 기초적인 과학상식만 알고 있어도 농사에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광합성과 호흡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든다

지구밖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에너지가 없으면 식물은 물론이고, 동물을 포함한 자연생태계는 존재할 수가 없다. 특히, 광합성(光合成)은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하다. 광합성의 원리와 식물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있으면 작물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식물은 녹색의 잎에서 햇볕(태양에너지)을 받아들여 광합성으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H)와 산소(O2)를 만들고, 수소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포도당을 만든다. 산소는 뿌리(뿌리털)에서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는 에너지로 사용하고, 남은 산소는 잎의 기공을 통해 밖으로 배출시킨다. 뿌리를 통해서 흡수하는 양분도 충분한 산소를 호흡해야만 에너지로 전환된다.

낮에 햇볕을 받아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포도당을 잎에 저장해두고, 밤에는 호흡작용을 통해 포도당을 뿌리와 줄기로 이동시켜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서 식물은 성장을 한다.

식물의 호흡작용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호흡하고 배출하면서, 분해된 유기물을 에너지로 만드는 필요한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포도당은 녹말, 지방, 단백질, 과당, 섬유질의 형태로 변환된다. 예를들면 섬유질은 식물의 세포를 구성하고, 작물 중에서 감자, 고구마는 녹말, 콩은 단백질, 참깨와 들깨는 지방으로 만들어진다.

▲ 광합성이 충분하지 못한 옥수수(왼쪽)와 광합성이 좋은 옥수수(오른쪽)는 성장이 다르다 ⓒ 오창균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양분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각 기관으로 보내는 과정에서도 호흡작용을 한다. 낮에는 이산화탄소를 주로 호흡하고, 밤에는 양분을 이동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일에 산소를 더 많이 호흡한다.

낮과 밤에 호흡이 반대가 되는것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때에 원활하게 호흡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뿌리를 통해 수분과 양분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충분한 산소호흡이 안되면 필요한 만큼 에너지 만들지 못하고 생육장애를 겪는다.

예를들면, 홑알구조의 흙은 공극이 부족하여 산소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작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떼알구조의 흙은 공극이 많고 산소순환이 원활하므로 충분한 호흡으로 작물성장이 잘 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호흡을 못하면 질식한다

물빠짐이 잘 되는 흙에서 호흡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빠짐이 좋지 못하면 뿌리가 물에 잠겨서 호흡이 잘 안된다. 특히, 물에 뿌리가 오랫동안 잠기는 것은 작물에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높인다.

▲ 뿌리가 물에 잠기면 양분을 에너지로 만들지 못해 생육장애와 병원균의 감염이 높아진다. 역병에 걸린 고추뿌리 ⓒ 오창균


작물재배에 있어서 뿌리의 산소호흡은 중요하다. 흙 속에 밑거름으로 넣는 퇴비도 고운것 보다는 거친 알갱이의 퇴비를 넣는 것이 더 좋은 이유도 공극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며, 밭갈이를 통해 부슬부슬한 흙으로 만드는것도 뿌리의 호흡을 돕는다.

식물은 광합성이 부족하면 생육장애를 겪게 되는데, 특히 병충해에 저항하는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산소호흡을 못하거나 충분하지 않을 경우 포도당의 분해가 느려지고 양분전환이 안되면 잎은 누렇게 변색되거나 떨어지는 낙엽이 된다.

잎의 황화현상(노란색)은 양분 부족으로 인한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양분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산소결핍으로 인한 생육장애가 원인일 수도 있다. 생식 성장 과정에서 노화로 인한 자연적인 황화 현상과는 다른 것이다.

장마철과 배수가 안되는 흙에서 작물이 영양장애를 겪거나 병(病)에 저항하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도 흐린날씨로 광합성부족과 뿌리가 충분히 호흡을 하지 못하는것이 원인이 된다.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산소결핍이 생길 경우, 미생물은 분해되지 않은 포도당을 자신의 에너지로 쓰기 위해 식물뿌리에 침투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배수가 안되는 흙에서는 병을 일으키는 혐기성미생물의 증식으로 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덧붙이는 글 작물의 성장과 환경2편, 물을 이용하는 삼투압과 증산작용으로 이어집니다.
- 홑알구조 : 흙 알갱이가 흩어지고 빈틈없이 꽉 찬 구조로 물과 산소가 순환되지 않는 구조로 농사에 적합하지 않는 흙
- 떼알구조 : 흙 알갱이가 둥글게 모여져서 빈틈으로 물과 산소가 순환되는 구조로 농사에 적합한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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