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예방접종 했으니 안심? 올해는 안심하면 안돼요
[뉴스 속 건강 124] 독감, 3월에도 유행 가능성 높아
변온동물인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3월 6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겨울철의 단골 손님이라는 독감은 개구리의 기상에도 아랑곳 않고 유행중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독감 유행은 12월 하순에서 1월 초순 사이에 시작해 길게는 5월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각 학교의 개학과 맞물려 3월 초순인 최근에도 독감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독감의 주요 증상을 가지고 진료실에 방문한 환자들은 대부분 '감기'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원인 바이러스도 감기가 로타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됩니다.
감기의 증상이 바이러스 노출 1~3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재채기,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객담, 근육통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반면 독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후 1∼5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함께 심한 근육통이 생기는 등 주로 전신증상이 나타납니다. 전신증상과 인후통, 기침 가래가 동반되지만, 주 증상이 고열과 전신 근육통이라는 점이 일반 감기와 독감을 구분 짓는 큰 차이점입니다.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왜 효과가 없지?
그렇다면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주 독감에 걸릴까요? 지난 3월 6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주 독감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감기의 심한 증상과 같이 독감 유사 감염 증상이 독감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1968년에서 2009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9종의 주요 독감 형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2년 마다 독감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이가 증가하면서 독감 감염 횟수는 줄어 30세 이후로는 약 5년에 1번꼴로 일정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기를 만나기보다 독감을 만날 가능성이 훨씬 더 적다는 뜻일 것입니다.
독감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독감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면 대다수 환자들은 '지난해에 독감예방접종을 했다'며 억울해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에 독감예방접종을 마쳤다 하더라도 안심하면 안 됩니다.
지난 1월 16일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의 '질병 발병률과 사망률 주간 리포트(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올해는 모든 연령층의 23%에서만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 부서, 전염병 및 예방 지사장 조셉 브레스(Joseph Bresee) 박사도 입원환자나 외래환자 모두에게 독감이 의심될 때는 예방주사 접종에 관계 없이 즉시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유는 작년의 예방접종 적중률이 예년의 평균 적중률인 70~90%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감에 걸리면 어떻게?
일반적으로 감기의 경우 '약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감기의 경우 질병이 낫는 데 걸리는 기간이 치료를 받았을 때와 안 받을 때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증상의 경중에만 차이가 날 뿐이죠. 그러나 독감의 경우는 일반 감기와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고열과 심한 몸살증상이 특징인 독감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항바이러스제인 독감 치료제는 독감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항바이러스제 투여 이외의 치료방법은 일반적인 감기의 치료와 유사한데,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진통 해열제를 복용하며,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독감을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독감은 건강한 사람들 사이에선 문제없이 치료되지만,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면역이 결핍된 환자 등에서는 합병증을 자주 일으키고 사망을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독감의 합병증으로는 바이러스성 폐렴, 이차적인 세균감염, 근육염, 심근염, 중추신경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역시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 씻기 등의 위생 관리입니다. 손 씻기만 잘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독감에 걸렸을 때는 땀내면 안돼
그럼 한의학에선 어떨까요? 한의학에서의 독감은 외부환경의 변화와 내부요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으로 볼 때 풍한(風寒)형과 풍열(風熱)형으로 나뉩니다.
풍한형 독감의 경우 땀이 없으면서 열이 많으며 몸이 오싹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전신통을 호소하며 맑은 콧물과 인후통을 호소합니다. 풍열형 독감은 심한 몸살과 열이 많으며 누런색 혹은 끈적끈적한 가래가 동반됩니다. 그리고 심한 인후통과 두통을 호소합니다.
치료법은 이렇습니다. 고열과 몸살을 해소하는 소풍해표 청열해독(疏風解表 淸熱解毒)으로 몸의 열을 내린 뒤 기혈(氣血)의 부조화를 조정합니다. 그렇게 몸이 빨리 회복되어 정상적인 기혈순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지난 2014년 10월 '중의학저널(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에 발표된 한약과 타미플루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meta analysis)에 따르면 가미은교산(加味銀翹散)은 타미플루와 비교했을 때, 열이 떨어질 때까지의 기간과 바이러스 배출까지의 기간 단축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연화청온교낭(蓮花淸瘟膠囊)은 타미플루와 비교했을 때, 바이러스 배출까지의 기간 단축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열이 떨어질 때까지의 기간은 의미 있게 단축시켰습니다. 이렇게 풍사(風邪)를 제거하고 표사(表邪)를 없애는 효능을 가진 한약들은 고열과 몸살 증상을 치료하는데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한편 한약의 투여는 증상 호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정희재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 알레르기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의 경우 열로 인한 진액(津液) 손상이 심해 일반감기와 달리 진액을 도와주는 약물들을 가미한다, 환자의 발연과 전신통이 해소된 후 나타나는 마른기침, 지속적인 목안의 통증과 가려움 혹은 목에 붙어있는 가래 등 진액이 부족한 폐음허(肺陰虛)증상을 치료 및 예방한다"면서 "독감의 치료를 위해서는 안정과 대증요법, 적당한 습도 유지가 좋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감기가 결렸을 때 사용하는 땀내는 발한법(發汗法)을 지나치게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체력저하 및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독감이 유행할 때는 되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독감의 주요 증상을 가지고 진료실에 방문한 환자들은 대부분 '감기'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원인 바이러스도 감기가 로타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됩니다.
감기의 증상이 바이러스 노출 1~3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재채기,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객담, 근육통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반면 독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후 1∼5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함께 심한 근육통이 생기는 등 주로 전신증상이 나타납니다. 전신증상과 인후통, 기침 가래가 동반되지만, 주 증상이 고열과 전신 근육통이라는 점이 일반 감기와 독감을 구분 짓는 큰 차이점입니다.
▲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영화 '감기'에서도 독감을 감기로 오해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감기'의 한 장면> ⓒ 아이러브시네마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왜 효과가 없지?
그렇다면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주 독감에 걸릴까요? 지난 3월 6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주 독감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감기의 심한 증상과 같이 독감 유사 감염 증상이 독감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1968년에서 2009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9종의 주요 독감 형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2년 마다 독감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이가 증가하면서 독감 감염 횟수는 줄어 30세 이후로는 약 5년에 1번꼴로 일정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기를 만나기보다 독감을 만날 가능성이 훨씬 더 적다는 뜻일 것입니다.
독감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독감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면 대다수 환자들은 '지난해에 독감예방접종을 했다'며 억울해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에 독감예방접종을 마쳤다 하더라도 안심하면 안 됩니다.
지난 1월 16일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의 '질병 발병률과 사망률 주간 리포트(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올해는 모든 연령층의 23%에서만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 부서, 전염병 및 예방 지사장 조셉 브레스(Joseph Bresee) 박사도 입원환자나 외래환자 모두에게 독감이 의심될 때는 예방주사 접종에 관계 없이 즉시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유는 작년의 예방접종 적중률이 예년의 평균 적중률인 70~90%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감에 걸리면 어떻게?
▲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 유성호
일반적으로 감기의 경우 '약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감기의 경우 질병이 낫는 데 걸리는 기간이 치료를 받았을 때와 안 받을 때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증상의 경중에만 차이가 날 뿐이죠. 그러나 독감의 경우는 일반 감기와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고열과 심한 몸살증상이 특징인 독감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항바이러스제인 독감 치료제는 독감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항바이러스제 투여 이외의 치료방법은 일반적인 감기의 치료와 유사한데,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진통 해열제를 복용하며,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독감을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독감은 건강한 사람들 사이에선 문제없이 치료되지만,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면역이 결핍된 환자 등에서는 합병증을 자주 일으키고 사망을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독감의 합병증으로는 바이러스성 폐렴, 이차적인 세균감염, 근육염, 심근염, 중추신경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역시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 씻기 등의 위생 관리입니다. 손 씻기만 잘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독감에 걸렸을 때는 땀내면 안돼
그럼 한의학에선 어떨까요? 한의학에서의 독감은 외부환경의 변화와 내부요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으로 볼 때 풍한(風寒)형과 풍열(風熱)형으로 나뉩니다.
풍한형 독감의 경우 땀이 없으면서 열이 많으며 몸이 오싹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전신통을 호소하며 맑은 콧물과 인후통을 호소합니다. 풍열형 독감은 심한 몸살과 열이 많으며 누런색 혹은 끈적끈적한 가래가 동반됩니다. 그리고 심한 인후통과 두통을 호소합니다.
치료법은 이렇습니다. 고열과 몸살을 해소하는 소풍해표 청열해독(疏風解表 淸熱解毒)으로 몸의 열을 내린 뒤 기혈(氣血)의 부조화를 조정합니다. 그렇게 몸이 빨리 회복되어 정상적인 기혈순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지난 2014년 10월 '중의학저널(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에 발표된 한약과 타미플루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meta analysis)에 따르면 가미은교산(加味銀翹散)은 타미플루와 비교했을 때, 열이 떨어질 때까지의 기간과 바이러스 배출까지의 기간 단축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연화청온교낭(蓮花淸瘟膠囊)은 타미플루와 비교했을 때, 바이러스 배출까지의 기간 단축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열이 떨어질 때까지의 기간은 의미 있게 단축시켰습니다. 이렇게 풍사(風邪)를 제거하고 표사(表邪)를 없애는 효능을 가진 한약들은 고열과 몸살 증상을 치료하는데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한편 한약의 투여는 증상 호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정희재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 알레르기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의 경우 열로 인한 진액(津液) 손상이 심해 일반감기와 달리 진액을 도와주는 약물들을 가미한다, 환자의 발연과 전신통이 해소된 후 나타나는 마른기침, 지속적인 목안의 통증과 가려움 혹은 목에 붙어있는 가래 등 진액이 부족한 폐음허(肺陰虛)증상을 치료 및 예방한다"면서 "독감의 치료를 위해서는 안정과 대증요법, 적당한 습도 유지가 좋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감기가 결렸을 때 사용하는 땀내는 발한법(發汗法)을 지나치게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체력저하 및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독감이 유행할 때는 되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도움말 및 참고자료 : 백경란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희재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 알레르기 호흡기내과 교수, 권승원 한방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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