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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소나무에 칡부엉이 6마리 서식

충남 예산군 고덕면 민가에 계속 출현

등록|2015.03.09 16:21 수정|2015.03.09 16:21

▲ 충남 예산군 고덕면 고 아무개씨 집 앞 소나무에 앉아 있는 기자가 본 칡부엉이 4마리중 2마리 모습. ⓒ 이재형


충남 예산군 고덕면에 사는 한 주민으로부터 "부엉이처럼 생긴 새가 6마리나 집앞 소나무에서 낮잠을 잔다"는 귀가 솔깃한 제보가 들어왔다.

지난해 3월 같은 지역에서 기자의 취재로 수리부엉이의 서식이 확인된 바 있어 '혹시 수리부엉이가 아닌가'하는 기대도 생겼다. 당시 고덕면 오추리의 한 야산에 수리부엉이가 새끼를 키운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리부엉이 새끼 한 마리가 죽어 있었고, 어미는 남은 새끼를 데리고 둥지를 옮긴 뒤였다.

지난 3일 부엉이가 살고 있다고 제보한 고덕 상몽1길에 위치한 구아무개씨 댁을 찾았다. 집앞에 큰 소나무가 있는데 소나무 아래로 하얀 배설물과 먹이를 먹고 소화가 안 된 털과 뼈 등을 뱉어낸 펠렛이 확인됐다. 맹금류다.

소나무 위를 자세히 보니, 머리에 우각(뿔모양의 털)을 세운 부엉이들이 4마리나 한 나무에 앉아 망중한으로 낮잠을 즐기고 있다. 올빼미와 부엉이를 구분하는 법은 머리에 뿔모양의 우각이 있으면 부엉이고 동그란형이면 올빼미다. 몸이 30㎝ 정도로 작은 것이 일단 기대한 수리부엉이는 아니다.

집주인은 "설 쇠고 나서부터 소나무 아래로 뭐가 자꾸 떨어져서 부엉이들이 있는 걸 알았다. 저녁때면 어디론가 날아가고 아침이면 6마리 정도가 소나무 위에서 하루종일 낮잠을 잔다"고 말했다.

부엉이 사진을 받아 본 김수경 박사(조류연구가)는 "뾰족한 우각과 붉은 눈자위가 틀리없는 칡부엉이다. 그런데 민가의 소나무에서 모이는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 아마도 번식을 위해 곧 중국이나 러시아로 이동할 것이다. 고덕지역은 들판이 넓고 삽교천이 있어 먹이가 많기 때문에 맹금류의 서식환경이 우수한 지역이다"고 설명했다.

칡부엉이는 천연기념물 324-5호로 보호되고 있고 주로 들쥐를 사냥하기 때문에 농사에 이로움을 주는 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부엉이는 대개 쇠부엉이, 솔부엉이, 칡부엉이와 수리부엉이인데, 이 가운데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가 텃새다. 수리부엉이는 몸길이 70㎝, 날개길이 2m나 되는 대형 맹금류다.

부엉이는 먹이를 잡아서 쌓아 놓는 습성이 있어 '부엉이 소굴이다(먹을 것이 많다)'는 속담이 있고 부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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