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그 눈물이 담긴 이야기

[현장] 지난 16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금요일엔 돌아오렴> 북 콘서트 열려

등록|2015.03.18 09:04 수정|2015.03.18 09:04

▲ 1부 유가족들과 이야기를 마친 후, 가수 김장훈이 '축복합니다'를 부르고 있다. 이 노래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박규상


"이 책은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16일, 부산 민주공원에 이 한 마디가 울려 퍼졌다. 이날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 기록집 <금요일엔 돌아오렴> 북 콘서트가 부산에서 진행됐다. 부산의 많은 시민이 유가족을 보기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민주공원에 모였다.

위의 문구는 세월호 유가족의 옆에서 기록을 맡은 박진 인권활동가의 말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단순히 슬픔과 고통만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유가족들의 눈물겨운 소식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워온 기록도 담겨져 있다.

또한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세월호 투쟁이 함께 한 송전탑 밀양 주민들, 쌍용차 노동자들도 있다. 단지 눈물을 흘리라고 만든 책이 아니다. 함께 거리에 나서서 진상규명을 위해서, 이후에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싸우기 위해 만든 책이다.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싸우기 위해 만든 책

북 콘서트는 가수 김장훈과 전봉주 전 국회의원이 각각 1부와 2부의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먼저 김장훈이 마이크를 잡고, 유가족 그리고 참사 기록원들과 속내를 나누었다. 유가족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김장훈 자신의 경험도 꺼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슬프지 않게, 밝게 진행됐다. 웃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에 대해서 기억하고 싶은 점들, 이야기 하고 싶은 점들을 회고했다. 특히 25가지나 되는 수현이의 버킷리스트, 책상 정리하다가 발견한 창현이의 편지 등에 많은 사람들이 웃었다.

▲ "끝났나요? 해결됐나요?"로는 물음으로 사회를 시작하는 정봉주 전 의원 ⓒ 박규상


"끝났나요? 해결됐나요?"

정봉주 전 의원은 이 말을 던지면서 2부 사회를 시작했다. 유가족들의 마음이 편해지면 그때서야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펼쳐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사회는 김장훈의 사회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유가족들의 슬픔, 아이들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명예 주민등록증을 신청해놓았다고 한다.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로 받는 주민등록증. 유가족들은 이 주민등록증을 들고 어른이 되었다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상상한다. 아이들이 죽었지만, 아직 사망신고를 못한 가족들이 많다.

아직 사망신고 못한 가족도 많아... 함께 행동해야 한다

"아이들을 기억해주세요!"

유가족 중 한명이 외쳤다. 싸우고 있는 자신들이 아니라 숙제를 내준, 지금 이렇게 거리에 나와서 싸울 수 있도록 힘을 준 아이들을 기억해달라고 외쳤다.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지만, 시행령이 만들어지지도 예산이 편성되지도 않은 상태이다. 아직까지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셈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방을 했던 사람이 세월호 조사 특별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되기까지 했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사건이 해결된 것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왜 아직도 유가족들에게 거리에 나오느냐고 묻는다. 유가족들은 사람들이 잊을까봐 겁이 난다고 밝혔다.

▲ 김장훈의 사회처럼 마냥 환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의 슬픔, 각각의 경험을 듣고 있다. ⓒ 박규상


마지막으로 정봉주 전 의원이 "비를 맞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우산을 같이 쓰기보다는 같이 비를 맞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유가족들을 위로한다는 말을 쉽게 해서도 안 되지만, 이들과 공감하고 함께 싸우기 위해서는 단지 "잊지 않겠다"는 말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거리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뛰어 다녀야 한다. 진상규명이 되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

북 콘서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함께 행동하기 위해 모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