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정동영 출마에 문재인 쓴소리 "단일화 논의 안해"

관악을 지원사격 나선 새정치연합, 정동영 출마 소식에 '긴장'

등록|2015.03.30 11:06 수정|2015.03.30 12:43
[기사보강 : 30일 오후 12시 39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29 관악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정동영 전 의원을 향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안타깝다"라며 쓴 소리를 던졌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관악의 한 경로당에 방문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며 "정정당당하게 우리 당 깃발을 들고 불리함을 무릅쓰며 극복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관악을 선거가 더 어려워진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잘 된 면도 있다"라며 "이제 이 지역 재보선이 전국적으로 관심 받는 선거가 됐다, 관악의 야권 지지층들이 현명한 선택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의) 불리한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대대적으로 집결해주실 거라 믿는다"라고도 덧붙였다.

정 전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도 절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표는 "정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나가기 전까지는 탈당을 만류하려 노력했지만, 지금 독자적으로 출마한 이상 다시 정 후보와 단일화를 두고 논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야권이 분열됐다"라며 비판한 것을 두고는 "그런 말을 들을 만하다"라며 "이런 행태들이 과연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박근혜 정권의 경제 실패를 확실하게 심판하고 정권교제의 발판을 만들어 나가자는 게 국민들의 마음이다, 이 점을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 정태호 지원사격 위해 총출동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0일 서울 관악구 난곡로 난향꿈둥지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4·29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정태호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운동화 끈을 묶어주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서울 관악을로 출격해 정태호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야권 승리를 지역 민심에 호소하면서 관악을 출마를 결심한 정동영 전 의원을 견제했다.

이번 재보선 격전지 중 한 곳인 서울 관악을은 '야권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야당이 강세인 지역이다. 27년 동안 여당 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을 정도다. 지난 18대 총선 때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옛 통합진보당에 자리를 내어준 새정치연합은 이번만큼은 반드시 이 지역을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정의당, 노동당, 옛 통합진보당 의원 등으로 야권 후보가 난립한 데다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까지 관악을 출마를 결심하면서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잘하면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관악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새정치연합 지도부 표정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문 대표는 회의 내내 눈을 지긋이 감은 채 고심하는 표정을 지었고, 유승희 최고위원은 "가련한 정 후보의 건승을 기원한다"라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관악에 위치한 문화복지시설인 난향꿈둥지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는 문 대표가 직접 정 후보의 운동화 끈을 매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문 대표는 정 후보를 "우리 당의 손꼽히는 정책통이자 전략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정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표는 이번 재보선을 "임기 1년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라고 규정하며 "정 후보는 오랜 국정 경험을 갖춘 완벽히 준비된 후보다, 당선되면 곧바로 국회와 우리 당에서 큰 역할을 해낼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의 폭주를 막는 브레이크 선거다, 국민께서 브레이크가 되어주셔야 한다"라며 "우리 당 정 후보가 관악 주민들의 지갑을 지키겠다, 힘을 모아달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정 후보는 이미 국회의원을 서너 번 했을 정도의 능력을 가졌다"라며 "정 후보만이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소득주도성장과 복지정책을 추진할 유일한 분"이라고 칭찬했다.

"관악은 '떴다방 정치인'의 정치투기판 아니다"

관악을 선거에 뛰어든 정동영 전 의원을 향해서도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정 전 의원을 언급하며 "지지 세력을 쪼개고 분열시키는데 앞장설 것이 아니라, 야권이 제대로 힘을 모아서 단일대오로 박근혜 정부를 심판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주실 것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정 전 의원의 출마는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라며 "야권 분열은 곧 패배다, 그가 국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믿는다"라고 당부했다.

최고위에 참석한 정 후보 역시 "본인의 정치적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떴다방 정치인'까지 관악을을 기웃거리고 있다"라며 "관악은 떴다방 정치인의 정치투기판이 아니다"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에도 정 후보와 함께 재래시장과 경로당 등을 방문하면서 관악 민심 끌어안기에 주력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