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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학서 무장괴한 총격 테러... 147명 사망

이슬람 극단주의 알샤바브 "우리 소행"... 기독교인 노린듯

등록|2015.04.03 08:58 수정|2015.04.03 08:59

▲ 케냐의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한 무장괴한의 총격 테러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케냐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이슬람 무장 단체의 무차별 총격 테러로 147명이 목숨을 잃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 시각)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에 소말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폭탄을 터뜨리며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케냐의 조지프 은카이세리 내무장관은 "테러 과정에서 학생과 학교 보안요원 등 최소 147명이 사망하고, 부상가 가운데 위중한 상태가 많다"며 "괴한이 몇 명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소탕 작전을 통해 4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알샤바브는 사건 직후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샤바브 대변인 셰이크 알리 무함마드 레이지는 "우리 대원들의 임무는 알샤바브에 대항하는 이들을 처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냐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무장 괴한들이 대학 정문의 경비원들을 살해하며 습격, 학교 기숙사로 진입했다. 이어 폭탄을 터뜨리고 무차별 총격을 가하며 학생들을 살해했다.

기숙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총소리에 놀란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를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케냐 정부는 즉각 대테러 특수 부대를 투입해 괴한을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에 나서 약 15시간 만에 작전을 완료했다.

가리사 대학 학생회의 콜린스 웨탕굴라 부회장은 "새벽에 샤워하려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다"며 "괴한들이 스와힐리어로 '우리는 알샤바브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웨탕굴라 부회장은 "괴한들이 학생들에게 이슬람교도인지, 기독교도인지 물었다"며 "만약 기독교인이라고 대답했다면 그 자리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간 캠퍼스 내 이슬람 사원에서 새벽 기도회가 열리고 있었지만 이곳에 있던 학생들은 괴한들의 공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알샤바브가 기독교인을 겨냥한 테러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케냐 북동부의 유일한 공립대학으로 2011년 설립된 가리사 대학은 학기 중 800여 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으며, 평일에는 1천여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샤바브는 지난 2013년에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형 쇼핑몰에서 테러를 벌여 한국인 1명을 포함해 67명이 숨지게 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이번 공격이 케냐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케냐는 최근 알샤바브 소탕을 위해 소말리아에 투입된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에 자국 군대를 보냈다. 앞서 케냐 주재 미국 대사관도 지난달 알샤바브가 드론 공습으로 지도자 아단 가라르가 숨진 것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외신은 이날 발생한 인명 피해가 1998년 나이로비의 미국 대사관에서 발생해 알카에다의 폭탄 공격으로 213명이 숨진 사건 이후 케냐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는 가장 크다고 전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희생된 이들을 애도한다"며 "유사한 테러가 또 발생할 것에 대비해 경찰 병력 증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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