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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바닥을 아는 것...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청춘 메시지] 스토리가 있는 10년 프리랜서 강사 이승열씨

등록|2015.04.03 17:31 수정|2015.04.03 17:31

이승열이 강사는 남탓, 세상탓보다 내탓으로 개선하는 청춘을 이야기한다. ⓒ 임효준


"젊은 친구들에게 남 탓 세상 탓,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 발로 찾아 나서는 뜨거운 청춘이기를 응원합니다."

10년째 영상이나 모션 그래픽 관련 학원 강사 일을 하고 있는 이승열(40)씨. 그는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만 가르치는 것을 거부한다.

작은 강의실을 발로 뛰고 때로는 어설픈 연기로 학생들을 깨우고 옛날 영화와 광고, 유명 화가의 그림 등에서 지난날 예술가들이 담고 싶고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려는 소중한 메시지를 찾아 설명한다.

"처음 강의 시절에는 떨리고 경험이 없어 솔직히 틀린 걸 가르칠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 익숙해지니 2년 차에는 학생들을 외모로 판단하는 잘못도 하게 되더군요. 영상 영역은 모범생보다 자기를 잘 표현하고 창조적이면서 끼 있는 학생들이 훨씬 더 잘합니다. 이런 걸 보고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이 강사는 처음부터 영상편집 전문가가 아니었다. 군 전역 이후, 대학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학생 때 작가로 데뷔해서 졸업을 하고 다시 국문학과에 진학하며 소설가로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가 2001년과 2002년, 성인을 위한 동화를 쓰면서 <KBS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이야기 한 편을 내고 작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작은 원고료를 받고 동화를 계약했지만 정작 이야기로만 생각하다가 영상물로 제작돼 파급되는 효과를 보고 깜짝 놀라 이후에는 영상제작 공부를 시작했다.

"영상이나 모션 그래픽은 취업 때문에 오는 것보다 정말 배우고 싶어 오게 됩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그런데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과 무엇을 잘하는지를 구분해서 조언해주고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아 선택해가기를 응원합니다."

그는 프로그램 툴에 대해서도 특정 부분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겪게 내버려두고 다시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배우는 학생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자만심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고 마음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단다. 그래서 강의 시간 이후 물어오는 친구들에게는 무릎을 꿇고 천천히 설명해 주려고 노력한다고.

이승열10년째 강사생활에 열정을 쏟고 있는 이승열 강사 ⓒ 임효준


최근 건국대 학과통폐합 논란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은 명확하다.

"대학과 통폐합은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그 과에 들어가기 위해 젊은 시절 모든 것을 걸고 공부해서 영화과에 들어왔는데 누군가에 의해서 없어진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대학이 책임져야 합니다. 대학이 자기들만 생각해 경영적으로 판단하고 통보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입니다."

그는 대학이 제대로 교육기관으로 제 역할을 했다면 지금의 학원 문화가 사라질 것이라며 공교육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소한다.

"학생들에게도 대학이 전부가 아님을, 대학이 모든 것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아야합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손을 내밀지 못하고 물 탓만 한다면 이것은 잘못입니다. 기회는 어디든지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이 강사는 하고 싶은 것을 몰라 방황했던 재수·삼수생 시절을 돌아보며 젊은 청년들에게 인생의 진실을 말한다.

"세상 탓을 하면 늘 안 좋은 세상을 탓하는 자신만 보게 됩니다. 차라리 내 탓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바닥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부족하고 모자란 점을 비로소 깨닫게 될 때 세상은 다르게 보입니다. 어떻게든 노력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노력하지 않고 남 탓 세상 탓만 하는 친구들이 있어 가슴이 아픕니다."

청년 취업난 등으로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잠시 자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시간의 한 과정으로 승화시켜 가보자는 것이다. 꼭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것이 이 강사가 말하는 청춘이다.

그는 지난 삼수생 시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쑥 던진 질문에 답하셨던 청산학원 부원장이신 60대 백발 국어선생님의 말씀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학생, 시간은 많습니다. 뭘 하고 싶은지 눈으로 찾지 말고 발로 찾아보세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청춘매거진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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