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문재인 "청문회 증인 나가겠다... MB도 나와야"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의사 밝혀... 새누리당 "레벨 안 맞다"

등록|2015.04.06 08:47 수정|2015.04.07 14:31

문재인 "자원외교 청문회 나가겠다, MB도 나와야"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증인 채택문제로 공전을 거듭하고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압박했다. 사진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문 대표. ⓒ 남소연


[기사보강 : 6일 오전 11시 33분]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오는 7일로 활동종료를 앞둔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청문회 증인으로 나설 의사를 밝혔다. 야당의 이명박 전 대통령 증인 출석 요구에 새누리당이 문 대표 출석 요구로 맞대응하자, 이를 수용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이들 밥은 돈 없어서 못 준다면서 해외자원개발 같은 희대의 범죄를 덮고 나면 정상적 나라가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은 제가 증인으로 나가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나온다고 한다. 좋다. 제가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나가니 이 전 대통령도 나오십쇼"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MB 증인 출석, 김무성 대표 입장 밝혀야"

문 대표는 이어 "진실을 밝히는 데 성역이 없어야 한다"라며 "이 전 대통령은 해외자원개발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한 총책임자로 의혹에 답할 의무가 있는 만큼 새누리당 뒤에 숨지 말고 진실로 답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제안에 김무성 대표의 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한다"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해외자원개발 국조 청문회에 이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5명을 핵심증인으로 요구해 왔다. 이에 새누리당은 자원개발 사업이 참여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는 점을 들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표의 증인채택을 요구했다.

이처럼 여야의 의견이 타협을 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애초 지난 2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청문회는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여기에 오는 7일로 특위의 활동이 끝나게 되면서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국정조사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지난 3일 감사원이 감사결과 중간발표를 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들었다. 감사원은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사가 그동안 31조4000억 원을 투자했고, 향후 34조3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지만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발표했다. 문 대표가 오늘 전격적으로 증인 출석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가 청문회 출석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는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집중돼 진행됐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감사원 결과는 자원특위 기간을 왜 연장해야 하는지 알려준다"라며 "문 대표가 나가겠다고 하니 새누리당과 정부도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촉구하며 문 대표를 지원했다.

새누리당 "문재인과 이명박, 레벨 맞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브리핑에서 "문 대표의 발언은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가 끝나기 하루 전에 불쑥 언급한 것"이라며 "김무성 대표의 입장을 요구했는데, 제안은 이 전 대통령에게 해놓고 답은 김무성 대표가 하라는 식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자원외교 국정조사 종료 하루를 남겨놓고 전직 대통령과 여당의 대표를 향해 공세를 하는 것은 부질없는 정치적 제스처"라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갈등은 키우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해외자원개발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권선동 의원은 "청문회에는 해외자원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투자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있는 사람만 증인으로 채택해야 하는데, 새정치연합은 5인방에 정황이나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며 "정치적 비중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증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표가 출석할 테니 이 전 대통령이 나오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비서실장은 레벨이 같은 분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가 출석하더라도 이 전 대통령은 출석할 수 없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다"라며 "여당이 수용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 제안하는 건 정치공세며, 문 대표 혼자만 출석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