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 시멘트 타설 계속... 오염물질 하류로 흘러가
[현장] 오탁 방지막 주변 거품, 거둬 들이는 대신 보트 이용해 흘려 보내
▲ 사석보호공 유실로 수중 시멘트를 쏟아 붓고 있는 공주보 하류 200m 지점에 설치된 오탁 방지막에 각종 화학 성분이 함유된 거품 덩어리를 보트를 이용해 하류로 흘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속도전으로 건설된 공주보(충남 공주 소재)는 보 누수와 사석 보호공 유실이 발생해 수중 시멘트 타설을 하고 있다. 이에 시멘트 성분이 함유된 거품이 오탁 방지막 주변에 쌓이자 보트를 이용해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관련 기사 : "자꾸 시멘트 투입, 수생태계에 악영향").
7일 공주보 주변과 하류 200m 지점에 설치된 오탁 방지막 주변엔 연일 지속되는 공사로 하얀 거품 덩어리가 뭉쳐 있었다. 오전 9시 두 사람이 탄 고무 보트가 속도를 내더니 하류에 오탁 방지막 부근을 왔다 갔다 하면서 거품 덩어리를 하류로 흘려보내는 모습이 확인됐다.
.
play
▲ 공주보, 시멘트 타설 계속사석 보호공 유실로 수중 시멘트를 쏟아 붓고 있는 공주보 하류 200m 지점에 설치된 오탁 방지막에 각종 화학 성분이 함유된 거품 덩어리를 보트를 이용하여 하류로 흘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한국수자원공사는 공주보 '하류 바닥 보호공 세굴 구간' 보수를 위해 지난 3월 초부터 공사 장비를 들여와 지난달 23일부터 세굴 부분 콘크리트 채움(3개소 219㎡)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공사는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수자원공사가 공사 편의를 위해 공주보 수위를 조절하면서 부유물이 발생해 오염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시멘트를 물 속에 쏟아부으면서 거품이 발생하고, 덩어리로 뭉쳐져 왔다. 시멘트가 물에 들어가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pH(용액의 산성도를 가늠하는 수치)가 급격하게 변화한다. 때문에 이번 콘크리트 채움 공사가 수질 오염과 물고기 및 수 생태계에 악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이와 관련 수자원공사 담당자는 "보 수문을 열어서 발생하는 단순한 거품으로 환경적인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수 생태계에 심각할 영향 미칠 것"
▲ 거대한 시멘트 투입기 차량에서 호스를 연결해 공주보 사석보호공 유실지점에 시멘트를 부으면서 하얀 거품과 석회석 성분으로 주변이 흙탕물로 변하고 있다. ⓒ 김종술
▲ 공주보 하류 사석보호공 유실지점을 채우기 위해 레미콘 차량이 가져온 시멘트를 시멘트 투입기에 쏟아 붓고 있다. ⓒ 김종술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시멘트를 물속에 넣으면 석회석 성분이 발생한다. 수자원공사의 말처럼 물거품은 맞는데, 단순한 물거품이 아닌 시멘트 성분의 독성이 함유된 물거품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가물막이를 설치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보강 공사를 해야 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이런 공사는 눈가림을 위한 공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처장은 "오탁 방지막이 대단한 정화 기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하류로 확산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로 (오탁 방지막을 활용해 부유물을) 거둬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양 처장은 "그럼에도 털어 버리듯이 (부유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것은 아니다. 영세 업체도 아닌 수자원공사가 이처럼 이목이 집중된 공사 현장 관리를 엉망으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을 우롱하는 형태로, 공기업이 지녀야 하는 윤리와 전문성을 다 팽개친 것"이라며 "수중 타설하는 시멘트 성분도 물 속에서 굳기 위해선 화학 반응을 일으켜야 하는데, 쏟아 붓는 식의 이 화학 성분 때문에 수 생태계가 심각할 정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