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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버스 적자가 버스준공영제 탓?

대구시민단체, 버스준공영제 운영 문제점과 혁신안 위한 토론회 열어

등록|2015.04.08 10:46 수정|2015.04.08 10:46

▲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7일 오후 대구경북연구원에서 버스개혁 토론회를 갖고 준공영제 개혁과 합리적 노선개편 등에 대해 논의했다. ⓒ 조정훈


대구시가 도시철도 3호선 개통을 앞두고 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버스개혁 토론회를 열고 준공영제 운영의 문제점과 혁신방안 등을 모색했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이 7일 오후 4시부터 개최한 '대구 시내버스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는 대구시 관계자와 대구시의회, 시민단체, 시내버스 노사 관계자 등이 참석해 3시간이 넘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도시철도 3호선 개통을 계기로 버스노선의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대구시 입장과 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증차를 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입장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은 "대구시가 지하철을 운송수단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버스에 대해서는 표준운송원가 절감과 감차 등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대구시가 지난 2006년 2월부터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했지만 매년 재정지원이 늘어도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승용차의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총장은 이 근거로 버스 준공영제를 처음 도입할 당시에 비해 158대의 버스가 감차되고 사업체도 3개나 줄었지만 재정지원은 413억 원에서 948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들었다. 또 버스의 수송 분담률이 21.1%이고 지하철 수송 분담률은 7.9%인데도 대구시는 버스 적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시가 버스의 효율이 나쁘다면서 버스운송조합의 비합리성과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한 것에 대해 김 총장은 대중교통의 수요정책을 결정하는 대구시의 책임이 90%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총비용 대비 재정 지원금은 대구시가 27.7%로 서울(16.8%), 부산(20.5%)보다 높아 전국 최고이지만 차량 1대당 운송수입금이 1억6000만 원으로 저조하고 1일 수송인원도 전국 최저라는 것이다. 김 총장은 버스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노선의 왕복 거리가 길고 배차 간격이 늦은 것을 이유로 들었다.

김 총장은 준공영제의 혁심 목표와 방향으로 노선별 책임·목표 경영 체제 확립과 전용차로 확대,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도시철도 수준의 버스관제를 통한 정시성 강화, 합리적 노선 개편 및 배차간격 축소를 내세웠다. 지하철과의 효율적 환승체계 구축과 환승 시 배차간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버스의 수익금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하지만 운송수입금 적자폭이 크다는 이유로 노선을 개편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운송원가에 대해서도 실비 정산에서 표준운송원가 정산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 버스 이용 저조한데, 지정 재원 과도하다는 민원 있어"

▲ 대구시민단체가 7일 오후 개최한 시내버스 혁신 토론회에서 토론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이에 대해 배기철 대구시 준공영제개혁추진단장은 "서울은 교통지옥을 탈출하고 버스 이용을 높이기 위해 준공영제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대구는 교통망이 잘 되어 있는데 외부 요인에 의해 준공영제가 시작되었다"고 말하며 버스회사의 누적 적자 원인을 준공영제 시행에 있다고 보았다.

배 단장은 시내버스 운송률은 전세버스 등을 제외하면 18.5%에 불과하고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불편을 크게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할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배 단장은 버스의 이용이 저조한 데도 대구시가 지원하는 재정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며 도시철도에 버스를 연계시키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재정지원을 줄이기 위한 감차 등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균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대구시가 준공영제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최 이사장은 대구시가 지원하는 재정 중 무료환승에 따른 금액과 준공영제로 인해 지원하는 금액을 별도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정 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은 준공영제가 시행되면서 수익은 그대로인데 재정지원은 계속 늘어났다며 자가용 운전자를 대중교통으로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중앙차로제 운영, 탄력배차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버스업계도 공공성을 염두에 두고 투명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종화 대구시민센터 상임이사는 재정지원금을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수익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서광호 매일신문 기자는 버스와 도시철도와의 관계, 대중교통의 활성화 방안, 버스의 원가절감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재엽 대경버스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교통복지를 먼저 생각하느냐, 아니면 재정지원금을 줄이는 방안을 먼저 고민하느냐는 것은 대구시 철학의 문제라고 보았다. 도시철도와 연계해 시민의 이동권을 먼저 보장해야 하지만 재정지원금에 맞춰지다보니 버스 준공영제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대구시에 배차간격을 줄이고 장거리 노선을 중단거리로 바꿀 것을 촉구하고 버스 업계의 구조조정과 차량 수리부품, 소모품 등에 대한 공개입찰을 통해 원가절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기철 단장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오지노선에 대한 공영화와 차고지 공동사용을 위한 부지매입, 출퇴근시간 집중배차 등에 대해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버스업계의 원가절감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준공영제개혁추진위원회는 노선개편안을 포함한 개혁안을 이번주 중에 발표하고 오는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시내버스 감축안과 표준운송원가에 대해서도 이달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노선개편을 12월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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