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바마, 백악관에 '성 중립 화장실' 만든 이유는?

백악관, 성적 소수자 위한 화장실 설치 화제

등록|2015.04.10 08:19 수정|2015.04.10 10:30

▲ 미국의 성 중립 화장실 표지판 ⓒ flickr


미국 백악관이 성적 소수자를 위한 '성 중립 화장실'을 만들었다.

CNN,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제프 틸러 백악관 대변인은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성 중립 화장실(Gender Neutral Restroom)을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틸러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모든 백악관 직원과 방문객이 자신의 성 정체성과 부합하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 중립 화장실은) 성 소수자의 인권을 포용해야 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철학"이라며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최초의 성 중립 화장실은 참모진과 비서진 다수가 근무하는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에 설치됐다.

성 중립 화장실은 남성, 여성, 장애인 모두 이용할 수 있어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적 소수자가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어 있는 기존의 화장실을 이용할 때 겪는 불편이나 혼란을 배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오바마 "청소년 성적 개조 치료 중단하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성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목적의 '개조 치료법(conversion therapy)'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른바 '개조' 또는 '회복'으로 불리는 이 같은 의료적 치료가 성적 소수자 청소년의 삶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절망적인 영향을 주는 것에 우려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치료는 의학적, 도덕적으로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특히 청소년의 삶에 해악을 끼친다는 과학적 증거도 있다"며 "개조 치료를 금지하려는 노력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릴라 알콘이라는 이름의 17세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부모로부터 성 정체성 개조 치료법을 강요받은 것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애도를 표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플로리다주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일부 지역에서는 성범죄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성 중립 화장실 설치나 성적 소수자의 공중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오바마 행정부와의 충돌을 예고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