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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박근혜 대선 자금 불똥

<경향> 인터뷰서 "2012년 대선 때 2억 원 전달"... 홍문종 "황당무계한 소설"

등록|2015.04.11 12:25 수정|2015.04.11 12:25

▲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2012년 10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조직본부 발족식에 참석해 대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며 홍문종 조직본부장에게 빨간 신발을 선물했다. ⓒ 유성호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남긴 메모지 파문이 박근혜 대선 자금으로 번졌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박근혜 캠프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이던 시절 2억 원 정도를 현금으로 건넸다고 밝혔다.

성완종 "대선 때 홍문종에게 2억 원 전달... 대선 자금 사용"

성 전 회장이 숨질 당시 갖고 있던 메모지에 남아있는 '홍문종 2억 원'의 구체적 전달 시기가 드러난 것이다(관련기사: '성완종 쪽지'에 이병기·이완구도... 유정복·홍문종·홍준표 '1억~3억'). 정치자금법 공소시효인 7년 이내여서 이같은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법 처리가 가능하고, 실제 대선 자금으로 쓰였을 경우 박 대통령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경향>은 11일 성 전 회장이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게 2억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면서 "이 사람이 자기가 썼겠나,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면서 이 돈이 정식 회계 처리 과정 없이 대선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당시 성 전 회장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통합한 뒤 거의 매일 같이 움직이고 조직 관리하면서 돈을 줬다는 것이다.

홍문종 "성완종 조직본부 활동 안 해... 돈 받았으면 정계은퇴"

이에 홍문종 의원은 11일 오전 11시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홍 의원은 "<경향신문>이 제기한 의혹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면서 "성 전 의원에게 단 1원이라도 받았으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조직총괄본부에서 성 전 의원이 근무한 적이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성 전 회장이 홍 의원 아버지를 개인적으로 잘 알았고, 지난해 4월 지방선거 당시 성 전 회장이 사무부총장을 맡아 자신과 같이 선거를 치렀다는 주장에도 홍 의원은 "(지방선거) 당시 사무총장직을 사퇴했고 당을 진두지휘하는 입장도 아니었다"면서 "아버지에게 확인해 보니 (성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고 이름도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성 전 회장이 소지하고 있던 메모지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10만 달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 원, 유정복 인천시장 3억 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 원, 부산시장 2억 원이라고 금액을 적시했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름만 적혀있다.

성 전 회장은 홍준표 경남지사에겐 지난 2011년 6월쯤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측근을 통해 1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허태열 의원에겐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겐 지난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독일, 벨기에를 방문할 당시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은 금품 수수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 편집 ㅣ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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