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악의 연대기' 손현주 "갑상선암 수술로 촬영연기, 미안"

[현장] 영화 '악의 연대기' 제작보고회..."형사가 살인자 되는 설정, 힘들었다"

등록|2015.04.13 13:46 수정|2015.04.13 13:57

'악의 연대기' 백운학 감독, 12년 만이야!1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악의 연대기> 제작보고회에서 백운학 감독이 웃고 있다.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순간에 살인을 한 최반장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추적 스릴러다. 5월 14일 개봉 예정. ⓒ 이정민


감독은 12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들은 저마다 부상과 병을 이기고 영화에 참여했다. 13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악의 연대기>의 제작보고회에서  백운학 감독, 손현주, 마동석, 박서준이 숨은 이야기를 공개했다.

영화는 범인 잡는 형사가 입장이 뒤바뀌어 살인범이 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백운학 감독은 영화 <튜브>(2003) 이후 오랜만에 장편 상업영화 연출을 맡게 됐다. 그간 <연평해전>을 비롯한 다수의 영화를 기획했던 백 감독은 번번이 작품 제작이 취소되는 일을 겪었다.

백운학 감독은 "(공백 기간 중) 사실 영화를 많이 만들고 싶었는데 한 편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더라"며 "<악의 연대기>는 꼭 극장에 걸 수 있는 작품이길 바라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공백이 길었지만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의미심장한 제목에 대해 백 감독은 "솔직히 좀 있어 보이려고 붙인 것인데 시나리오를 본 사람들의 의견에 따랐다"며 "영화 내용도 실망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쉽지 않았던 촬영 과정...그럼에도 현장 분위기는 최고

'악의 연대기' 손현주, 비밀이야기 공개1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악의 연대기> 제작보고회에서 최창식 반장 역의 배우 손현주가 촬영 기간 중 발견해 치료한 암 부위를 가리키며 자신의 비밀이야기를 공개하고 있다.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순간에 살인을 한 최반장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추적 스릴러다. 5월 14일 개봉 예정. ⓒ 이정민


백운학 감독의 부름에 손현주가 응답했다. 캐스팅 1순위였던 손현주는 "시나리오가 매우 탄탄했다"며 "형사 역인 내가 살인자가 되는 설정 때문에 현장에서 마음이 힘들고 외로웠다. 다음엔 감독님이 좀 달콤한 이야기를 써달라"고 주문하며 재치있게 운을 뗐다.

형사물인 만큼 강한 액션도 소화해야 했다. 백운학 감독은 손현주가 왼쪽 다리를 제대로 굽힐 수 없다는 점을 언급했고, 이에 손현주는 "2005년 드라마 촬영 때 왼쪽 다리뼈와 전방-후방 십자인대가 모두 망가지는 사고를 당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촬영 때 뛰라면 뛰는 게 배우"라고 한 손현주는 "사실 <악의 연대기> 촬영 직전에 갑상선 암수술을 해서 영화 촬영 일정이 1개월 보름 정도 연기됐다. 다들 믿고 기다려준 배우들과 스태프, 투자사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극 중 동료 형사로 등장하는 마동석은 "나도 전신마취를 여러번 했는데 보통일이 아니다"라며 "동료 배우가 아닌 친한 동생으로 손현주 형 걱정을 많이 했다. 지금도 완벽히 회복한 게 아닌데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말했다.

'악의 연대기' 손현주-마동석, 남자들의 우정1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악의 연대기> 제작보고회에서 최창식 반장 역의 배우 손현주와 최반장의 오른팔 오형사 역의 배우 마동석이 손을 잡으며 웃고 있다.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순간에 살인을 한 최반장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추적 스릴러다. 5월 14일 개봉 예정. ⓒ 이정민


박서준은 <악의 연대기>로 영화에 데뷔하게 됐다.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인데 감독님이 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서 오디션을 여러 번 봤다"며 "영화에 합류하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아서 심리적으로 좀 힘들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박서준은 "첫 영화인만큼 이 작품이 영화계에 진출하는 오디션 같다는 느낌"이라며 "맡은 역할도 막내 형사고, 실제 현장에서도 막내였던 만큼 선배님들을 따라다니며 많이 배웠다. 즐겁고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손현주가 맡은 최창식 강력계 반장은 능력을 인정받고 고위직으로 진급하는 순간에 암초를 만나는 인물이다. 이런 영화 내용에 빗대 '인생 반전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손현주는 "배우 일이라는 게 동료를 믿고 의지하면서 가야 하기에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지 알 수가 없다"며 "이 모든 게 과정이고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잘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서준은 "이제 연기자로 차근차근 밟아가는 상황이기에 최고의 순간을 겪었다기보다는 그저 인생은 선택의 연속임을 깨닫는 거 같다"며 "지금의 선택이 최고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악의 연대기>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한 형사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사건과 심리 변화를 그렸다. 개봉은 오는 5월 14일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