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씨는 성완종 측근"... "구속수사해야" 주장도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지사, 어떻게 되나... 야권 '사퇴 촉구'
▲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011년 당대표 경선 당시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창원시지역위원장협의회는 14일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시자는 도민께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시자사 회견문을 읽고 있는 모습. ⓒ 윤성효
홍준표 경남지사는 어떻게 될까? 홍 지사가 2011년 옛 한나라당(새누리당) 당대표 경선 당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요즘 도민들 사이에서는 이 이야기가 연일 화젯거리다.
'홍준표 1억'이라는 성 전 회장의 메모지가 알려진 때는 지난 10일. 이 보도가 나온 뒤부터 경남사람들의 관심은 높았다. 특히 "홍 지사 때문에 아이들 밥그릇 빼앗겼다"고 여기는 학부모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요즘 사람들이 모이면 '홍준표 1억' 메모지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며 "홍 지사가 과연 검찰 수사를 받을지, 유죄 인정 여부 등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는 "지사님 힘 내십시요"라거나 "홍준표님 거짓말인가요?", "홍반장 참 청렴하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홍 지사 사퇴' 촉구 나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허성무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 창원성산지역 위원장은 13일 창원지방검찰청에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에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허 위원장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창원지역위원장협의회, 정영훈(진주갑)·서소연(진주을) 위원장 등은 "도탄에 빠진 도민과 공정한 검찰 수사를 위해 홍 지사를 고발하며 지사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경남도당 김지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1억 원이 뇌물이면 공소시효가 10년이고 불법 정치자금이면 공소시효가 7년이고, 여전히 처벌이 가능하다"며 "1억 원 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홍 지사는 도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김 대변인은 "'친박 권력형 비리 게이트'와 홍준표 지사의 1억 원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홍 지사는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노동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홍준표 지사에 대한 구속구사를 촉구했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계속 자신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검찰수사의 관례에 따르면, 상당한 정황증거가 있음에도 피의자가 관련 혐의내용을 부인한다면 이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당사자를 구속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 지사는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하므로, 검찰은 홍 지사를 즉시 구속수사해야 마땅하다"며 "돈이나 권력이 없는 일반인 피의자였다면 구속될 사안을 도지사라고 해서 구속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아니 돈이나 권력이 있다면 더더욱 '선별'해서 엄하게 다스리는 것이 홍 지사의 평소 소신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진헌극 공동대표는 13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선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만약 돈 받은 게 사실이라면 홍 지사는 도민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도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검찰 수사로 밝혀질 일 기정사실화 옳지 않다"
홍준표 지사는 혐의를 거듭 부인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가 알려진 뒤 홍 지사는 고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해 "친밀감이 없었다"거나 "고인의 일방적인 주장 하나로 모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것도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 홍준표 경남지사는 14일 페이스북에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 홍준표 페이스북
홍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에 거론되는 윤아무개씨에 대해 "측근이 아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서는 수사할 때 말하려고 했는데, 하도 어이 없는 보도가 계속되기에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제 기억으로는 2011년 6월 전당대회를 전후해서 처음 밝힌 대로, 서산지구당 당원 간담회에서 잠깐 만나 인사한 이외 성완종씨를 만난 일도 없고 전화통화한 일도 없습니다"며 "그 때는 성완종씨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언론에 거론되는 윤모씨는 제 경선을 도와준 고마운 분이지만 제 측근이 아니고 성완종씨 측근입니다"며 "성완종씨와 윤모씨의 자금관계를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검찰수사로 명백히 밝혀질 일을 기정사실화해서 얽어 매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 편집|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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