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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 못 살겠다" 저승사자의 1인시위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현장의 살풍경

등록|2015.04.16 20:53 수정|2015.04.17 01:26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헌화 하고 있는 추모객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헌화하는 추모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이성관


4월 16일은 우리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정확히 1년 전 세월호 사건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팽목항에서 세월호 사건 1주년 전야 행사를 치렀던 세월호 가족들이 1주기 추모를 위해 선택한 곳은 광화문 광장이다. 분주한 추모식 준비와 인양을 촉구하는 목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추모행렬 등으로 정신없는 광화문의 풍경은 벌써 1년 가까이 변한 것이 없다.

분주한 이곳에서 30m쯤 떨어져 있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저승사자가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올해 52세인 이아무개씨는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문구가 쓰여 있는 판넬 2개를 들고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며 서 있었다.

인터뷰 청하니... "여기 적혀 있는 게 전부"

이상*씨의 1인 시위저승사자 복장을 입고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이 모씨 ⓒ 이성관


세월호 사건에 대해 인터뷰를 부탁하자 판넬에 있는 "여기 써 있는 글귀가 다"라고 말하며 길게 인터뷰하는 것을 거부했다. 세월호 추모 현장 반대편에서는 보수단체에서 천막을 치우라는 시위를 하고 있어 그에게 보수단체의 시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사람이 아니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아이들을 잃은 부모 앞에서 그런 시위를 할 수 있는가? 세월호 사건 이후 밝혀진 진실이 아무것도 없는데 부모들을 내치자는 시위를 하다니 사람 같지 않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광화문 광장에는 하늘로 간 아이들을 추모하는 눈물과 그들의 광화문 점거가 불법이라며 철거를 외치는 증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저승사자가 있다. 계절을 잊은 살풍경이다.
덧붙이는 글 한국뉴스투데이에 동시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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