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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맞이 고운 이웃 '제비'

어미 제비가 새끼 제비 먹이기

등록|2015.04.20 15:09 수정|2015.04.20 15:09
전남 고흥에 있는 우리 집 처마에는 제비집이 셋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비집이 하나만 있었으나, 2012년 봄에 찾아온 제비 두 마리가 둥지를 두 채 더 지었어요. 그해에 새끼를 두 차례 까면서 제비집이 석 채가 되었고, 이해부터 봄마다 우리 집에 제비가 돌아옵니다.

▲ 우리 집 제비 ⓒ 최종규


▲ 어미 제비 두 마리 ⓒ 최종규


2012년에 우리 집에서 깨어나 어른이 된 제비는 모두 다섯 마리였고, 2013년 봄에 일곱 마리가 한꺼번에 우리 집에 찾아왔는데, 이해 여름에 농약을 먹고 다섯 마리가 죽었고 두 마리만 남았어요. 그래도 이듬해인 2014년에 두 마리 제비는 다시 찾아와서 새끼를 네 마리 낳았는데, 이 새끼가 살아남았는지, 또 농약에 죽었는지 잘 모릅니다.

▲ 처마 밑에 제비집이 셋 있고, 이 가운데 하나에서 알을 낳았습니다. ⓒ 최종규


▲ 제비는 언제나 바람처럼 날아듭니다. ⓒ 최종규


▲ 새끼한테 먹이를 줍니다 ⓒ 최종규


마을 어르신들이 농약 씀씀이를 줄이지 않기 때문에, 게다가 지지난해부터 우리 마을과 이웃 여러 마을에서는 농협 헬리콥터를 빌려서 농약을 무시무시하게 뿌리기 때문에, 이 농약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면 마을마다 제비뿐 아니라 참새와 딱새와 박새도 거의 남아나지 못합니다.

올해 2015년에는 우리 마을에 제비가 고작 너덧 마리만 돌아왔고, 이 가운데 두 마리는 우리 집 처마 밑에 다시 깃들어서 알을 깝니다. 더없이 고마우면서 반가운 손님이요, 아주 고운 이웃이라고 느낍니다.

▲ 제비 한 마리 먼저 ⓒ 최종규


▲ 다시 제비 한 마리 ⓒ 최종규


올해에 알을 까서 새끼를 키울 이 제비가 씩씩하게 잘 살아남아서 첫가을이나 늦여름에 바다 건너 따스한 고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빕니다. 어미 제비도 새끼 제비도 모두 무럭무럭 자랄 수 있기를 빕니다. 올해에는 부디 농약바람이 물결치더라도 이 바람에 휘둘리지 않기를 애타게 빕니다.

▲ 제비 바라보기 ⓒ 최종규


▲ 갓 깨어난 새끼 제비는 아직 작아서, 어미가 둥지에서 고개를 박으면서 먹이를 줍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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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와 제비집새끼 제비한테 바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나르는 어미 제비 두 마리.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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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와 제비집 2새끼 제비한테 바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나르는 어미 제비 두 마리.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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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와 제비집 3새끼 제비한테 바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나르는 어미 제비 두 마리.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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