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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여행자 탈출 아우성... 일부는 구조가세

각국 정부 자국민 생사확인 부심... 소셜미디어도 사람찾기 분주

등록|2015.04.27 19:02 수정|2015.04.27 19:02

▲ 지난 26일, 네팔 현지인 둘이 안전한 곳을 찾아 피신해 있다. ⓒ EPA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네팔 대지진 사망자 수가 3200명을 넘은 가운데 여진의 공포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네팔을 떠나려 애쓰고 있다.

일부는 대지진의 참혹한 피해를 목격하고는 병원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에 가세하는 등 인간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봄 휴가를 맞아 네팔로 달려왔던 외국인 여행자 수천 명이 대지진에 강타당한 네팔을 떠나려고 항공권 확보에 분주하다.

뉴질랜드에서 아내와 세 아들을 데리고 네팔에 여행을 온 마이클 맥케이는 "네팔을 떠나기 위해 어떤 항공권이라도 예약하려고 여행사에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카트만두의 카페에 있다가 지진이 발생하자 거리로 뛰어나왔으며 그대로 쉬지 않고 달려 공항 인근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체코에서 온 여행자 마틴 훌라도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했다"며 안도했다.

네팔을 떠나려던 일부 여행자는 참사 현장을 보고 마음을 돌려 구조 작업에 가세했다고 AFP는 전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여행자 헬리 카마린하는 지진이 나기 하루 전 네팔에 혼자 도착했으며 지진이 나자 부상자들이 쏟아지는 카트만두의 한 병원으로 직행했다.

1급 구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는 카마린하는 "병원에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와서 돕기로 했다"면서 "청소든 환자 이송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네팔 여행자들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한 서비스가 개설됐다. 구글은 사람찾기 서비스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했으며 페이스북도 '세이프티 체크' 서비스를 통해 네팔에 있는 이용자들이 지인에게 안전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도록 했다.

▲ (박타푸르<네팔> EPA=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인근 박타푸르 지역의 도로가 대지진으로 인해 반으로 갈라져 있다. ⓒ EPA


각국 정부도 네팔에 구호의 손길을 뻗는 한편 자국민 생사확인에 부심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주 수입원인 네팔에는 히말라야 고산등반과 트레킹 시즌을 맞아 외국인 여행자들이 상당수 머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외국인 여행자를 30만 명 규모로 추정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은 네팔에 있던 자국 여행자 약 1천 명을 대피시키는 한편 발이 묶인 4천 명을 위해 항공편을 급파했다.

일본은 네팔에 체류 중인 국민 1천100명의 소재 확인을 위해 연락 사무소를 설치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인접국 인도는 군용기를 동원해 자국민 1천명을 대피시켰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네팔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자국민 위치 파악에 나섰다.

호주도 네팔을 여행 중이던 국민 549명 중 200여명의 소재를 파악했으며 뉴질랜드도 100여명의 국민과 연락이 닿았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리 정부는 네팔에 국민 650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여행객도 최대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지진 현장에서 생사를 건 구조 및 수색 작업이 벌어지는 가운데 외국 정부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이 500만 파운드(한화 81억원), 호주가 500만 호주달러(42억원)를 내놨으며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이 구조대를 급파했다.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네팔로 넘어와 불법 거주하는 티베트 난민들의 생사는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수만 명 규모에 달하는 이들은 중국이 1959년 티베트를 복속한 뒤 네팔로 넘어와 살면서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상태라 이들까지 포함하면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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