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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장수,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논개의 고향 장수군 여행기①] 화전, 한우, 오미자와인

등록|2015.04.29 15:02 수정|2015.05.04 17:44
임진왜란 때 진주에서 왜장을 안고 남강에 투신해 순국한 논개가 장수군 출신이라는 것과 무주·진안과 함께 전북의 고랭지로 오미자, 사과, 한우, 토마토 등이 유명하고, 최근 귀농·귀촌의 중심에 서 있는 장수군에 언젠가 농업 탐방을 가고 싶었다. 지난 주말인 25일과 26일, 장수군을 찾았다. -기자말

장수군의 사과꽃장수사과 유명하지요 ⓒ 김수종


지난 25일과 26일에 친구들과 장수군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천천면 용광리 용신마을에서 지역 주민이 주최하는 오미자와 함께하는 사과 꽃향기 마을축제를  연다는 소식에 가게 됐다. 놀란 것은 사과 과수원과 오미자 농장이 주변에 많기는 했지만, 작은 마을에서 100명도 안 되는 손님을 모시고 축제를 열며 멋진 음악회까지 거행했다는 것이었다.

오미자청을 비롯해 오미자떡, 사탕, 젤리, 진달래 화전, 오미자를 가공한 요리, 오미자 소금, 사과와 오미자를 듬뿍 넣은 샐러드, 오미자청을 올려 만든 비빔밥, 고사리 전, 오미자 와인 등등을 준비했고, 인근의 예술인을 모아 진행한 장독대 음악회는 과연 백미였다.

오미자청여름에 한잔 하면 좋은 오미자청 ⓒ 김수종


진달래화전지역 아주머니들의 노고가 대단하다 ⓒ 김수종


전문 MC가 진행하고 국악, 성악, 포크, 바이올린 연주, 동요 등을 공연했다. 수백 명의 청중이 모여야 들을 수 있는 연주와 공연을 이런 시골 마을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행사를 준비하는 마을 아주머니, 할머니들의 환한 웃음도 잊을 수 없다. 모두 자기 일로 생각하고 일심동체가 되어 열심히 즐기며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공연국악인 왔다 ⓒ 김수종


포크 공연젊은 가수 비스켓 ⓒ 김수종


서울 사당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해 10시 30분에 용신마을에 도착, 행사장을 둘러보고 피기 시작하는 사과꽃도 보고, 고사리도 캐고, 각종 음식도 먹은 다음 맛있는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쉬다가 오후 1시를 조금 넘겨 시작된 음악회를 관람했다.

중학생의 바이올린 공연1년을 배워 너무 잘 한다. 중학교 2학년 ⓒ 김수종


주최 측에서 정상급 공연자와 연주자들을 섭외한 덕분에 산골 음악회에 초청된 기분으로 편히 음악을 듣고 느끼는 시간이 됐다. 특히 전주에서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3인조 혼성가수 '비스켓'의 공연과 중학교 2학년 학생의 바이올린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음악 공부 1년 만에 천재로 주목받고 있다는 중학생의 바이올린 연주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논개상주논개의 생가터 ⓒ 김수종


두어 시간 멋진 공연을 즐기며 귀농·귀촌자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우리 일행은 다시 차를 타고 장수군 출신으로 임진왜란 때 진주성에서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안고 남강에 투신 순절한 '논개 생가'가 있는 장계면 의암로로 이동했다.

논개 생가는 2만 평의 넓은 대지에 기념관, 주논개비, 최경회비, 주논개의 부모 묘지, 논개 동상, 생가 등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원래의 생가 터가 지난 1986년 대곡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저수지 인근에 생가만을 복원했다가 다시 현재의 위치로 옮겨온 것이다.   

논개생가초라하지만 작은 초가이다 ⓒ 김수종


주촌마을논개의 생가 마을 ⓒ 김수종


생가를 본 다음, 뒤편 언덕을 넘어 논개의 생가 마을을 그대로 이전한 주촌마을을 둘러보았다. 28가구가 너와로 지붕을 올린 집들로 물레방아, 연자방아, 디딜방아 등이 있어 논개의 정려비각도 입구에 있으며, 마을 가운데로 개울이 흘러 정말 정감이 있는 시골 마을이었다. 정말 살고 싶은 곳이었다. 이곳에도 서울에서 귀농해 살고 있는 사람이 있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나름 논개와 장수군을 다시 알게 되는 시간이 됐다.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장수군청 옆에 있는 '장수한우명품관'으로 가서 쇠고기와 오미자와인으로 저녁을 했다. 요즘 뜨고 있는 장수군의 레드 푸드를 동시에 맛보는 즐거움과 입에 착착 붙는 와인이 좋았다.

장수한우로 저녁오미자와인과 함께 ⓒ 김수종


장수군의 오미자와인맛이 남다른 술이다 ⓒ 김수종


장수 한우 명품관에서는 저렴하게 한우를 즐길 수 있기도 하지만, 입구에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도 갖추고 있어 특산품을 구입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이어 군청 마당에 있는 큰 황소상을 구경하고 본관 앞에 큰 소나무가 있어 잠시 가봤다. 1588년 논개가 직접 심었다는 의암송은 용트림을 하는 곧은 자세가 논개의 절개를 상징한다고 해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보통의 소나무는 아닌듯 보였다.

저녁까지 먹은 우리는 숙소가 있는 계남면 신전리의 리조트로 갔다. 나는 사우나를 하고는 친구들과 오미자와인을 한 잔 한 다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시골에 히노키로 만든 방이라 싱그러운 공기가 좋은 가운데, 오랜 만에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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