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문재인 십고초려 해도 돌아가지 않는다"
8일 최고위원회 중간에 퇴장 후 잠적... "정청래 발언, 당의 미래 불안"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것은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말했다. 왼쪽은 주승용 최고위원. ⓒ 남소연
정청래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인 뒤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복귀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9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가 십고초려를 한다고 해도 절대 복귀하지 않는다"라며 "당에 대한 충정에서 사퇴를 고심하던 나를 두고 친노 진영에서 아예 선수를 쳐서 강제로 사퇴시킨 상황이 돼버렸다, 문재인 대표가 집으로 찾아와도, 무엇을 약속해도 나는 최고위원직에 복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큰 문제다, 자중자애하라"라고 하자 "공개 석상에서 치욕적이다. 나는 공갈치지 않았다"라며 "저는 사퇴한다, 모든 지도부도 사퇴해야 한다"라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문 대표가 따라 나가 만류했지만 그는 회의 종료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주 최고위원은 새정치연합이 4·29 재보궐선거에서 전패한 다음 날인 지난 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이번 선거 패배에 책임져야 한다, 나부터 그렇게 하겠다"라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동료 의원들이 만류하자 사퇴를 보류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소위 '친노 패권주의'를 제기하며 문 대표를 압박해왔다.
주 최고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당의 미래와 다가올 총선과 대선을 걱정해 진심 어린 제안을 했던 것인데 '왜 사퇴한다고 해놓고 안 하냐'고 비아냥거리는 모습을 보고 정치 자체에 회의까지 느꼈다"라며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지도부가 어떻게 힘을 가질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호남신당론, 전혀 관심 없고 무망한 일"
그러면서 "2012년 총선에서도 김용민씨의 발언 논란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지적이 많지 않냐"라며 "지도부에 몸 담고 있는 정청래 의원의 저런 발언이 총선 정국에서 나왔으면 어떻게 됐겠냐, 그런 점까지 생각하면 당의 미래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 최고위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되돌아가지 않는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계속 전화기를 꺼놓은 것은 언론의 취재가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표와 그쪽 사람들의 전화를 받지 말아야겠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직 호남 지역의 민심을 솔직하게 전하는 차원에서 선거 패배 책임론을 주장해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당직자는 "문재인 대표가 주 최고위원에게 계속 연락을 하고 있지만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주 최고위원이 '친노 패권주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의 공천은 모두 경선을 통해 이뤄졌고, 광주 선거의 책임자는 주 최고위원이었다, 계파문제를 제기할 상황이 아니지만 주 최고위원이 그런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것도 수용하겠다는 게 문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 최고위원은 재보선 패배 이후 흘러나오는 '호남신당론'과 관련해 "전혀 관심이 없고 무망한 일이라 생각한다"라며 "우리 당이 환골탈태해서 호남 민심을 끌어안고 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의 당 지도부가 걱정이다, 이러다가 반쪽짜리 당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