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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의정부서 돈 떼이고도 용인경전철 도전

인천지하철2호선 '안전 개통 위기' 불구, 무리한 사업 확장 논란

등록|2015.05.11 18:48 수정|2015.05.11 18:48
1년 전 마닐라경전철 실패 잊었나... 이번엔 용인경전철

인천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용인경전철 운영에 도전하기로 했다. 공사는 의정부경전철 운영에서 적자를 보고 있고, 영종도 자기부상열차와 월미은하레일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어, 전형적인 '몸집 불리기'라는 비판이 따를 전망이다.

공사는 (주)용인경량전철이 발주한 '용인경전철 운영 및 유지보수 사업(2차)'에 참여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인천도시철도 운영 노하우와 의정부경전철 수탁운영 경험이 있어 이번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게 공사의 입장이다. 용인경전철 운영을 맡게 될 경우 수익구조를 늘려 경영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용인경전철의 규모는 공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의정부경전철과 비슷하다. 정거장은 15개로 같고, 전체 노선은 의정부경전철보다 7㎞ 긴 18.1㎞이다. 현재 용인경전철은 용인경전철 차량제조사인 프랑스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공사는 '민간사업'이라는 이유로 용인경전철 운영 타당성 검토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경전철 입찰에 참가할 때와 마찬가지로 '입찰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고 상대 업체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가 없다'는 게 공사의 입장이다.

공사는 지난해 재정위기 속에도 세금을 쏟아부어가며 필리핀 마닐라경전철 사업에 도전했다. 그 때도 비공개로 추진했고, 결국 세금만 낭비한 채 실패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무리하게 용인경전철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비공개다.

게다가 공사는 의정부경전철 운영에서 손해를 보고 있고, 운영비 지급을 두고 원청인 (주)의정부경전철과 소송까지 앞두고 있다. 공사의 이번 용인경전철 사업 진출에 관한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

의정부경전철의정부경전철 홍보동영상 갈무리 ⓒ 의정부경전철 홈페이지


애물단지 된 의정부경전철, 결국 소송까지

공사의 '의정부경전철 사업비 검토 결과'를 보면, 경전철 운영에 필요한 지출비용은 총864억 9400만원이고, 운영수입은 880억 9100만원이다. 15억 9700만원이 남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직원 94명(=경력직원 65명, 신규직원 29명)의 퇴직수당을 반영하지 않았을 때의 얘기다. 이를 감안하면 약 14억원에 달하는 운영적자가 발생한다. 정확한 분석을 위한 운영 결과 공개 요청에, 공사는 여전히 경영상 이유로 비공개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사는 직원 94명 중 10명을 지난해 감축해야했고, 올해 8명을 감축해야한다. 발주처인 (주)의정부경전철은 18명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는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인원감축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일 오후 9시 38분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을 운행하던 7개 편성이 모두 멈춰서는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이 때문에 인원감축을 못하는 실정이다.

안전운행을 위해 (주)의정부경전철 쪽이 공사에 직원 18명의 인건비를 책정해주면 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평균임금 5000만원을 적용했을 때 약 9억원을 덜 받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주)의정부경전철 쪽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사 쪽에 담당자와 관리자 문책, 각종 유지보수절차 재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와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사의 손해는 또 있다. 당초 공사가 운영하기로 한 정거장은 14개다. 공사는 (주)의정부경전철 쪽과 2010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1.1㎞ 노선(발곡역~탑석역) 14개 역을 운영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개통을 앞두고 설계가 변경되면서 경전철 의정부역이 신설됐다. 국철 의정부역을 오가는 유동인구와 환승인구를 겨냥한 것이다. 운영 역사가 한 곳 늘어나면서 역사 관리운영비와 6명에 달하는 인건비가 덩달아 늘었다.

공사가 계산한 결과, 2012년 7월 운행 시작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2년 6개월간 운영비로 받았어야 할 돈은 약 12억 6300만원이다. (주)의정부경전철이 이를 지급하지 않자, 공사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윤곽도 못 잡은 도시철도2호선 개통은 어떻게?

공사가 용인경전철 운영권을 따낼 경우 운영시점은 내년 6월이다. 공교롭게도 인천도시철도2호선(=경전철) 개통 시점과 겹친다. 도시철도2호선 개통을 앞두고 인천시와 공사는 적정인력 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경영 효율성을 앞세워 도시철도2호선을 승무원 없이 운영하고, 역사 또한 역무원 없이 운영하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이에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과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등 노동ㆍ사회단체 40개는 '안전한 인천지하철2호선 개통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안전운행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와 공사는 시운전만 하고 있을 뿐 대책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은 "도시철도2호선 안전 개통에 주력해야할 시기에 용인경전철 운영에 참여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게다가 의정부경전철이 올해 세 번 중단될 정도로 위험을 드러냈고, 손해마저 끼치고 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개통시기가 불투명하고, 월미은하레일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어느 것 하나 수익을 내거나 제대로 운영하는 게 없는 상태에서 또 다시 경전철 운영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용인경전철은 현재 차량 제조사인 프랑스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주)용인경전철은 1년 위탁사업비를 현행 17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낮출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입찰에 부쳤다.

공사는 내부에서 검토했을 때 120억원에 낙찰받더라도, 해당 사업이 의정부경전철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사는 7억~20억원 규모의 수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공사가 기대하는 대로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의정부경전철이 인력 94명인데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용인경전철의 현재 인력은 127명이다. 게다가 용인경전철 운영을 맡을 경우 공사 직원 7명 안팎이 파견될 전망이다. 그러면 운영 인력이 134명이다. 고용승계가 입찰 조건이라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능하다.

또한 용인경전철 차량 제조사가 프랑스 업체라서, 공사가 운영을 맡아도 향후 유지관리 분야에서 부품과 정비기술 조달 시 추가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번 입찰 참여는 공사의 수익 창출이 아니라 몸집 불리기라는 비판이 따른다. 공사는 올해 초 하위직 정원을 줄이고 간부직 정원을 늘렸다. 용인경전철 운영 시 7명을 파견하면, 고위직 자리가 또 늘어난다. 시 재정위기로 도시철도2호선의 안전 개통이 불안전한 상태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키운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시사인천>은 인천교통공사 측에 지난 8일 반론과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을 받진 못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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