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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깨지는 오디오시스템... 이것이 포드의 수준?

"세종대왕이 격노할 일"... 동호회 중심으로 불만 폭발

등록|2015.05.13 17:00 수정|2015.05.13 17:03

▲ 포드 익스플로러 디스플레이 및 계기반, 한글이 모두 깨져 보이고 있다. ⓒ 팀 익스플로러 동호회 제공


자동차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경쟁적으로 적용되면서 문자 형태로 제공되는 정보가 많아지고 있지만 한글을 인식하지 못하는 일부 수입차 때문에 운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한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한 반면, 포드코리아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량들은 여전히 한글을 인식하지 못하는 먹통 상태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포드 익스플로러를 구입한 박아무개씨는 "한두 번 개선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2년 넘게 포드코리아에 자기들이 자랑하는 마이포드 터치(MyFord Touch)에서 한글이 깨져 보이는 현상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매번 형식적인 답변만 하고 있을 뿐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디오를 켜거나 스마트 폰을 연결할 때마다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스크린 등에 나타나는 한글들은 모두 'ㅁ' 안에 '?'가 들어간 알 수 없는 부호로 표시되고 있기 저장된 전화번호의 이름도 식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문제는 이런 고객들의 불만을 포드코리아에 수차례 전달했는데도 개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수년 전부터 관련 건에 대한 개선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전혀 진척된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 동호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글깨짐' 현상은 가장 큰 불만으로 나타났다. ⓒ 팀 익스플로러 동호회 제공


그는 또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현지 언어로 서비스가 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소비자들을 우습게 보는 포드 본사와 포드코리아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런 불만들을 포드 본사 계정의 SNS 등을 통해 제기하면 임의로 삭제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포드 차량에 대한 불만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도 공개됐다. 포드 익스플로러 동호회(회원 수 5500명)가 차량 인수 후 서비스 입고 경험이 있거나 불만 사항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3.69%(186표)가 'SYNC'와 '오디오'의 한글 깨짐 현상이라고 답했다.

두 번째 불만 사항도 이와 관련한 포드코리아의 고객 응대가 꼽혔다. 이에 따라 익스플로러 동호회원을 주축으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동호회 운영자이기도 한 박씨는 "현재 한국에 수입되는 외산차 중 한글을 인식하지 못해 글자가 깨져 보이거나 오류로 연결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파는 차가 한글 표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말했다.

반면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이런 요구를 수용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한글 표시와 인식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혼다코리아도 한글이 표시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수용하고 일본 본사와 협의해 프로그램을 개선, 최근 출시된 신형 CR-V를 비롯해 향후 제품들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도록 했다.

▲ 포드 익스플로러 차량 소유자가 한글깨짐 현상을 개선해 달라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팀 익스플로러 동호회 제공


동호회에서는 "포드 차량은 고질적인 차량 불량과 함께 타 딜러 사에서 구매한 차량의 서비스를 거부하는 행태와 임시번호판 신차 출고를 거부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고 이 부분에 대한 법적 처리도 검토 중이다.

앞서 이 동호회는 지난 3월, 공문을 통해 어느 딜러에서 차량을 구입하든 포드코리아의 모든 서비스 센터 이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줄 것과 SYNC 한글 인식화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인터넷 동호회와 포드 페이스북에는 "한자도 나오고 일어도 나오는데 왜 한글만 안 되는지", "한 달에 몇 대 팔리지도 않는 수입차도 한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서 팔고 있는데", "뭐라 대꾸라도 해봐라. 말려 죽일 셈이냐", "세종대왕이 격노할 일"이라는 등의 불만 글들이 가득 쌓여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판매 증가세로 보면 단연 돋보이는 포드가 한국 소비자들을 홀대하고 있다"면서 "수출국의 해당 언어조차 제공하지 않고 또 개선하려는 의지조차 보이는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의 한글화 요구와 불만을 잘 알고 있으며 여기에 맞춰 본사에 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다만 어느 시기에 완료가 될지는 확답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헤럴드에도 게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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