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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독극물 주사 사형 선고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사형 선고... 9·11 테러 이후 처음

등록|2015.05.16 13:39 수정|2015.05.16 13:39

▲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에 대한 사형 선고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21)에게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방 배심원단은 지난 13일(현지시각)부터 사흘간 사형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두고 총 14시간 넘는 논의 끝에 15일 독극물 주입 사형 결정을 내렸다.

여성 7명, 남성 5명으로 구성된 12명의 배심원단은 사형 선고가 가능한 차르나예프의 17개 혐의 가운데 대량살상무기 사용, 공공장소 폭탄 사용 등 6개 혐의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단 한 사람의 배심원이라도 사형에 반대하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결정되지만, 배심원단은 유죄가 확실한 데다가 차르나예프가 전혀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아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했다.

변호인단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의 강압 때문에 테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차르나예프는 이마저 인정하지 않으면서 끝내 반성하지 않았다.

사형이 선고되자 차르나예프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선고 내용을 들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재판을 참관한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앞서 차르나예프의 테러로 8살 아들을 잃은 한 부모는 법원에 "사형 선고로 항소심이 진행되어 재판이 길어지면 유가족들의 슬픔도 계속될 것"이라며 "차라리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재판을 마무리 지어 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차르나예프의 죄는 최악"이라며 사형 선고를 추진했고,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도 "사형은 끔찍한 범죄에 대한 마땅한 처벌"이라며 차르나예프에 대한 사형을 지지했다.

9·11 테러 이후 첫 중대범죄 사형 선고

차르나예프 형제는 2013년 4월 15일 세계적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압력솥으로 만든 폭탄 2개를 결승점에서 터뜨려 테러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60명 이상이 다쳤다.

차르나예프 형제는 테러 후 경찰의 수색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내 경찰에게도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형 타메를란은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사살됐고, 동생은 체포되어 이날 사형 선고를 받았다.

미국 연방법원에서 2001년 9·11 테러 이후 중대범죄로 사형이 선고된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독극물 주입으로 사형한다는 것만 결정했고 언제 사형 집행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1988년 테러를 비롯한 중대범죄에 대한 사형제도가 부활한 이후 80명에게 사형이 선고됐으나 이 가운데 사형이 집행된 경우는 단 3명밖에 없다. 나머지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거나 감형됐고, 일부는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따라서 차르나예프에 대한 사형 선고가 당연하다며 실제로 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사형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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