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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이 아이 낳으면 꼭 가는 곳

고베 이쿠타(生田) 신사

등록|2015.05.16 19:11 수정|2015.05.16 19:11
17일 낮 고베 시내 산노미야 역 근처에 있는 이쿠타 신사에 다녀왔습니다. 이쿠타 신사는 고베 시내 산노미야 역 부근 중심지에 있습니다. 지금은 이쿠타 신사 둘레에 높은 빌딩이 생겨서 이쿠타 신사가 작아 보입니다. 그러나 원래 이쿠타 신사가 이곳의 중심지였습니다. 도시가 점점 커지면서 반대로 이쿠타 신사가 빌딩 사이에서 작아보이는 것입니다. 고베(神戶)라는 말 역시 신의 집, 이쿠타 신사에 딸린 별당이었습니다.

▲ 이쿠타 신사 입구와 부적을 파는 곳입니다. 일본 신사에서는 교통안전, 무병장수, 학업성취 따위 목적에 따른 부적을 팝니다. ⓒ 박현국


토요일 낮 신사 본전에는 예를 올리는 북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가보자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아기를 낳은 부모, 시부모, 친정 부모 그리고 아기까지 모두 일곱 명이 의식에 참석합니다. 아기는 주로 시부모님이 안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아기가 태어나서 한 달이 되면 아기를 안고 신사에 가서 무병장수와 무사 성장을 기원하는 의식을 치릅니다. 돈을 내고, 아기를 예쁘게 꾸며서 안고 의식을 지냅니다. 참가자들 모두 남자는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여자들은 주로 양장을 차려입습니다.

제의는 먼저 북을 두드려 신에게 의식을 시작한다고 알립니다. 이어서 축을 기원하고, 부정을 씻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특별하게 만든 침대에 눕혀놓고 신사 직원인 구지가 고헤이를 들고 무병장수와, 무사 성장을 기원하는 주문을 외웁니다. 마지막으로 나오라이라고 하여 아기 입술에 술을 찍어 바르는 음복을 하고 마칩니다.

▲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의 부모와 시부모와 친정 부모가 모두 아기를 안고 신사에서 복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습니다. 딸아기는 빨간색으로 꾸미고, 아들아기는 검정색으로 꾸밉니다. ⓒ 박현국


일본 사람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대부분 신사에 가서 복을 비는 기원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기의 성장을 삼신할머니에게 기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종교와 관계없이 아기를 데리고 신사에 가서 복을 빕니다.

아기가 자라서 결혼할 때에는 기독교 교회처럼 꾸며진 곳에서 결혼식을 엽니다. 그리고 죽었을 때나 제사 때에는 스님을 불러서 의식을 거행하고, 절에 딸린 무덤에 묻습니다. 이것을 일본 사람들의 종교적인 다면성이라고도 합니다.
 
고베 시내 이쿠타 신사 서쪽 맞은 편에는 고베 온천 사우나 스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건물 뒤쪽에는 무료 족탕이 있습니다. 고베 온천은 지하 1004미터에서 나오는 온천물로 섭씨 27도에서 33도의 물을 41도로 덥혀서 사용합니다.

▲ 이쿠타 신사 서쪽 건너편에 있는 고베 사우나 스파의 족탕입니다. 신사 경내 가까운 곳에서 신사 신의 도움으로 온천물이 나왔다고 해서 온천 이름이 가미노유(神の湯) 온천입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참고문헌> 야마오리 데츠오 지음, 조재국 옮김, 근대 일본인의 종교의식,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1995.
참고누리집> 이쿠타 신사, http://www.ikutajinja.or.jp/, 2015.5.17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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