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줄 대신 '상식'을 위해, 수현이의 '꿈'을 위해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세 번째 무대... "허망하게 잃은 아이들의 꿈"
▲ 2학년 5반 한 학생의 책상(박성호군의 책상) ⓒ 윤솔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우리가 잃어버린 꿈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연 '열 일곱 살의 버킷리스트'(아래 버킷리스트) 세 번째 무대가 오는 25일 연휴 마지막 날인 부처님 오신 날 서울 마포구 홍익대 롤링홀에서 오후 4시 16분에 열린다.
매달 단원고등학교 2학년 총 10개 반을 돌아가며 조명하는 이 공연에는 전인권밴드, 두 번째 달, 아이씨사이다, 네미시스, 오퍼스 등 국내 유수의 뮤지션이 출연해 2학년 5반 소년들을 이야기한다.
버킷리스트 기획진 이혜린씨는 "단원고 2학년 5반에서는 정원 36명 중 27명이 희생되고, 9명 생존했다"면서 "그나마 한 명, 두 명 빼고 모두 사망한 다른 반들에 비하면 양호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3반, 4반 두 개반 공연 진행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많은 꿈을 허망하게 잃었구나하는 마음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공연장에서 아이들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상영될 때마다 여기저기서 탄식과 흐느낌이 느껴지면 마음이 무겁지만,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이제라도 (진실을) 밝혀주기 위한 어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려고 한다" 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드라마 <궁> OST 및 이온 음료 광고 음악으로도 알려진 에쓰닉 퓨전밴드 두 번째 달은 "전인권 같은 록의 전설이 이렇게 흔쾌히 참여해줬다는 것이 굉장히 고무적이다"라며 "우리는 추모와 기억을 하고 싶은데 언제부턴가 그런 상식적인 행동을 할 때도 밥줄을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적인 것이 자연스러운 날을 위해 음악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공연이 더 큰 곳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 박수현 군의 버킷리스트, '밴드 공연 20회 하기'에서 출발
▲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 304 잊지 않을게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박수현군의 버킷리스트(죽기 전 하고 싶은 일) 중 '밴드 공연 20회 하기'에서 출발했다. 수현군과 함께 스쿨 밴드를 했던 친구 8명 중 단원고로 진학한 5명은 유명을 달리했고, 타 학교로 진학한 3명의 친구가 대신해서 지난 3월 크라잉넛, 딕펑스 등 선배 뮤지션들과 첫 무대에 올랐다.
박수현군의 양친은 이 공연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단원고의 모든 아이들이 기억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라고 콘서트 이름을 지었다. 고3 수험생이 된 친구들. 올 한 해 그들의 공백 기간을 선배 뮤지션들이 대신해 무대를 꾸며주고 있다.
지난 한 해 광화문 서명대를 지키다 공연 첫회부터 기획에 참여한 김수창씨는 "아이들은 없지만 추억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참여하고 있다, 얼굴과 이야기를 보면서 기억할 수 있으니까"라며 "많은 뮤지션이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것을 보면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무게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에 많은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공연을 사느라 바빠 주위를 돌아보는 것조차 힘든 사람들이 와서 보고 우리가 사는 오늘 이 시간이 그 아이들이 살고 싶어했을 시간임을 (알고) 소중히 함께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2학년 5반 이야기 ⓒ 304 잊지 않을게
○ 편집ㅣ조혜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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