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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콘텐츠 기획자 꿈꾸는 영상학도의 도전

[인터뷰] 후배들의 모델이 되고 싶은 청춘 김황재씨

등록|2015.05.20 16:57 수정|2015.05.21 10:17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4월 청년 실업률이 10.2%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일하거나 학교에 다니지 않고 취업 의지도 없는 청년(15~29세), 즉 니트(NEET)족이 1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례 없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국면에 진입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근로자의 정년 연장이 청년들의 고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청년들이 노동 시장 진입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상황도 나오고 있다.

▲ 전문대 출신으로 당당히 자기 길을 개척해 후배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김황재 씨 ⓒ 최정애


필자는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이자, 정책 기자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진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한 전진으로 취업에 성공했거나 취업의 길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봤다.

첫 번째 순서는 방송영상특성화대학 방송영상미디어학과를 졸업하고 영상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황재(29)씨다. 그를 지난 14일 그의 모교인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대학길 한국영상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사방에 녹음이 우거졌고, 천연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는 체육 대회가 열렸다. 자연의 푸름과 함께 마음껏 뛰며 밝게 웃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의 미래도 밝은 푸른 빛이기를 바랐다.  

어릴 적 어머니가 권해주는 책이 읽기 싫어 도망을 다녔다는 그의 가방에는 625쪽 분량의 책 <세계의 모든 신화>가 들어 있었다. 인문학은 모든 업무의 원천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늘 숙제처럼 책을 가까이 한다고 했다. 고교 때 학업에 흥미를 못 느껴 자퇴 후 검정고시로 대입의 관문을 뚫은 그는 향학열에 불타 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이끌었을까?

"사진작가인 아버지, 독서광인 어머니, 예술 분야 미술 감독인 누나의 영향인지 자연스럽게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전공은 평소 즐거움을 주던 영상 분야를 선택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여러 학교를 방문해 봤다. 한국방송영상대는 전문 학교였지만, 학교 내 방송국도 있고, 방송 장비가 잘 갖춰져 있었다. 실무 위주의 교육, 현장 실습, 취업이라는 선순환 모델이 또한 마음에 들어 주저 없이 선택했다."

학교에서 실질 영상 제작에 관한 전반적인 분야(기획, 연출, 촬영, 편집, CG) 뿐 아니라 비주얼 이펙츠(VFX)와 미디어 융·복합을 통한 다양한 영상 제작을 배웠다. 현장 실무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세스 과정, 여러 공모전 출품과 3학년 1학기 때부터 시작하는 졸업 작품 프로젝트는 자신감을 키워줬다.

"전문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움츠러 들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대에서도 4년제 못지않은 길이 있고, 그 길은 자신의 노력으로 개척할 수 있다. 동거동락하는 학우들과 함께 제작에 참여했던 단편영화가 공모전에 나가 내로라는 국내 대학들과 결선에서 경쟁했다. 최종에선 떨어지긴 했지만, 전문대의 실무 중심 교육이 기반과 자산이 됐다고 느꼈다. 모교에서 영상을 배운 자신에게 자랑스럽다. 실지 모교 출신 중에는 입봉 감독 유명 프로덕션 운영자, 방송국  PD들이 포진돼 있다."

▲ 체육대회가 열린 캠퍼스를 찾아 후배들과 함께 했다. ⓒ 최정애


대학 3학년 2학기 때 학과 과정으로 ㈜애트립 현대증권 방송센터에 실습을 나간 김씨는 그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된다. 증권 시황 등을 영상으로 담으며 영상 제작 실무에 눈을 떴다. 업무를 진행할수록 '기술이 전부가 아니구나'를 느꼈고 깊이 있는 학문으로 좀 더 수준 있는 영상 세계에 접근하고 싶어졌다. 주경야독하며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 대학원공부를 위해 2년 간의 직장 생활을 마감한다. 현재 그의 성실성과 실력을 인정한 지인의 소개로 영상콘텐츠 제작업체(H.아일랜드)에서 영상콘텐츠 기획 및 제작 업무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남은 한 학기는 '원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OSMU 콘텐츠기획'을 주제로 한 논문을 준비에 매진한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1순위로 챙기는 일이 있다.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어깨가 쳐진 후배들을 격려하는 자리에는 만사 제치고 달려간다. 지금까지 선배와의 대화는 3차례 진행했다. 오는 30일에도 모교인 영상대로 달려가서 선후배들이 만나는 자리에 참여해 끈끈한 정을 나눌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영상은 가장 많이 노출되는 콘텐츠다. 문화 예술 생활의 비중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많은 사람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꿈을 이루겠다."

▲ 유쾌한 콘텐츠 기획자를 꿈꾸는 김 씨가 예술극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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