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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막장' 뉴욕한인회 내분사태 또 대서특필

두 명의 회장, 서로가 '진짜' 주장하며 싸움... 현지 한인도 외면

등록|2015.05.27 09:41 수정|2015.05.27 09:41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를 다시 대서특필한 뉴욕타임스 26일 자 기사 . ⓒ 뉴욕타임스 기사 갈무리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끝없는 '막장극' 형태를 보이고 있는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를 지난 4월 10일(아래 현지시각)에 이어 또 다시 대서특필했다(관련 기사 : <뉴욕타임스> "뉴욕한인회 최악 내분" 대서특필).

<뉴욕타임스>는 지난 26일자 14면에 실린 '취약한 뉴욕한인회 혼돈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인 회장을 만날 일이 있다면 60세의 남성 민승기씨를 만나고 난 다음 54세의 여성 김민선씨를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신문은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유일한 뉴욕한인회장이고, 상대는 회장을 사칭하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를 조롱했다.

두 명의 회장이 서로 자신이 '진짜'라며 법적 싸움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 5월 1일에는 서로 각각 취임식을 거행하는 등 뉴욕한인회는 최근 최악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끄러워서 뉴욕에서 한인이라고 하며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작금의 사태를 평가했다.

지난 4월께부터 더욱 격화된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는 34대 뉴욕한인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로 나선 김민선씨의 자격을 선관위가 박탈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선관위는 김 후보가 사전선거운동을 벌였다며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이후 선관위가 당시 회장이었던 민승기(60) 회장이 무투표로 당선됐음을 알렸으나, 이에 대해 전 회장단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한인회 구성원들이 임시총회를 소집해 현 회장과 이사장을 탄핵하면서 문제가 급속도로 심각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보도에서, 지난 2월 진행된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양측이 벌이고 있는 자격 박탈 및 소송 과정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1960년 이민자를 돕기 위해 설립된 뉴욕한인회가, 무보수에 의전 기능이 전부인 회장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며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희석(waned)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지난 1일, 양측이 서로 회장을 자처하며 취임식을 강행한 해프닝 과정도 자세히 소개했다. 당시 이들은 서로 회장 취임식을 강행하기 위해 지지자들을 이끌고 극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김민선 회장 측 지지자들은 한인회관 안에서 취임식을 강행하기 위해 회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결국 진입에 실패하고 회관 앞에서 취임식을 거행했다. 몇 시간 뒤 민승기 회장 측도 회관 안에서 회장 취임식을 강행해 현재 뉴욕한인회는 두 명의 회장이 공존하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양측 회장, 사태 유감 표명... "법적 소송 결과에 따를 것"

양측은 일단 현재 진행 중인 각종 소송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민승기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뉴욕타임스> 보도 등으로 한인 사회에 나쁜 영향을 준다면 이는 빨리 마무리되어야 한다"며 최근 사태에 유감을 밝혔다. 민 회장은 이어 법적 소송 결과에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관해 김민선 회장 역시,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본의 아니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이지만,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에서 (오히려) 한인 사회의 밝은 미래를 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 또 "향후 법적 소송 결과에는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뉴욕한인회 임원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끝도 없이 자리다툼을 이어 나가고 유력 일간지의 심층 보도가 잇따르자,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대체로 "한인들의 위상을 단체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기자와 인터뷰를 한 또 다른 한인은 이번 사태에 관해 "정말 뉴욕한인회를 생각한다면, 모두 물러나면 될 것"이라면서 "최근 한인회관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일어나는 등 언제까지 뉴욕한인회의 이러한 남부끄러운 행위를 지켜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중의 소리>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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