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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사대회 "민주주의 위해 피 흘릴 각오"

[현장] '법외노조 위기' 전교조 교사들, 서울역광장에서 집회

등록|2015.05.30 20:23 수정|2015.05.30 20:26

▲ 30일 오후 '전교조 지켜내자'는 몸자보를 입은 전교조 교사들이 서울역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 윤근혁


"또 다시 우리 피가 필요하다면 우린 그 피를 흘릴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나무가 피를 먹고 자란다면, 피 흘릴 각오를 다져야 할 것 같습니다."

변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헌법에 보장된 교사의 단결권을 지키기 위해 힘든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면 전교조는 그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헌법재판소(헌재)가 해직교사의 노조 가입을 금지한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뒤 이틀 만인 30일 열린 '전교조 결성 26주년 전국교사대회'에서다.

헌재 결정에 "참교육 전교조 지켜내자"

▲ 30일 오후 전교조 교사들이 서울역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 윤근혁


이날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연 교사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전교조 소속 교사 3000여 명(주최 쪽 추산 400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몸자보와 손팻말을 입거나 들고 대회장에 들어섰다.

"참교육 25년, 전교조 지켜내자."
"당당한 교육노동자 노동3권 쟁취!"

이번 대회의 공식 명칭은 '법외노조 저지, 공무원연금 개악 규탄, 박근혜 정권 교육파탄 저지를 위한 2015 전국교사대회'. 참석 교사들은 결의문에서 "26년 우리는 경쟁교육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앞에 두고 교원노조는 '민주주의의 본을 보일 수 있는 교실'이라 선언하며 전교조를 창립했다"면서 "그런데 박근혜 정권의 시녀임을 자처한 헌재는 '해직교사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석 교사들은 "헌재의 결정은 자주적인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적 가치와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이며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폭거"라면서 "이번 결정은 전교조를 죽이기 위해 이명박 정권이 국정원을 통해 기획했고, 박근혜 정권이 사법부와 공조하여 마무리하려는 수순"이라고 반발했다.

▲ 30일 오후 전교조 교사 3000여 명이 서울역광장에서 교사대회를 열고 있다. ⓒ 윤근혁


이어 참석자들은 "우리는 전교조 법외노조 기도를 막아내고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투쟁을 끝까지 전개할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권의 2015 교육과정 졸속 개정을 막아내고 참교육 실천을 통해 행복한 학교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헌재가 헌법정신 태워먹어 '헌 재'만 남아"

무대에서 만담형식으로 공연한 교사들은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돌아가신 아버지는 가족이 아니라고 가족명부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것과 같다"면서 "헌재가 헌법정신을 다 태워먹어 '헌 재'만 만들어놓았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는 길을 오가던 200여 명의 시민들이 대회장 주변에 모여 박수를 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엔 고교생들도 여럿 보였다.

한편, 전교조는 오는 6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 헌재 결정 뒤 전교조 투쟁 방향 ▲ 공무원연금 개악에 대한 생각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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