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2주 잠복기' 불명확... 8월 UAE서 검증실험"
"메르스 연구에 미국서 더 관심…치사율은 40%보다 낮을 것"
송대섭 고려대 교수팀-UAE 수의진단센터 공동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최근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최대 잠복기가 2주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동을 오가며 메르스를 직접 연구하고, 진단키트를 개발해낸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메르스의 잠복기가 최대 2주(14일)로 알려져있지만, 메르스의 발원지인 중동 현지에서조차 이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조만간 아랍에미리트(UAE) 측과 공동 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송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메르스의 잠복기 2주는 실험으로 확인된 게 아니고, 중동지역 환자들의 임상양상을 기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라며 "이런 논란 때문에 정확한 잠복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8월에 아랍에미리트(UAE) 수의진단센터와 낙타 대상의 공동 실험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의 이런 지적은 갈수록 감염자가 늘고 있는 국내 메르스 방역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감염자들의 잠복기가 최대 14일을 넘기거나,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감염자 발생 양상은 보건당국의 예측을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바이오기업인 바이오노트와 공동으로 15분만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중동지역에 공급했다. 또 이런 연구성과를 국제학술지 '임상미생물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에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직접 실험한 유일한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송 교수와의 일문일답.
- 국내에서는 유일한 메르스 연구팀 아닌가.
"메르스가 유행하던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과 공동 연구를 했다. 이를 통해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국제학술지에 이런 연구성과에 대한 논문을 내고 나서야 우리가 메르스를 직접 실험한 유일한 한국 연구팀이라는 걸 알았다."
- 당시 우리나라에는 메르스 환자가 없었는데, 키트를 개발하려 한 이유는 무엇인가.
"언젠가는 (메르스가) 한국에 들어올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 사이에 운행되는 비행기를 보면 안다. 늘 사람들이 꽉 찬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가다 보면 언젠가는 국내에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 연구비용은 어디서 지원받았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수행하는 미래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금을 받았다."
- 국가 방역과 관련된 연구인데, 진단키트 개발에 질병관리본부 등의 보건당국은 참여하지 않았나.
"당시엔 보건당국이 메르스가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진단키트가 개발된 후 실험결과 분석 작업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부탁했는 큰 관심을 보였다. NIH 연구팀이 흔쾌히 수락하고, 분석결과를 보내왔다."
- 개발한 진단키트가 중동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나.
"원래 낙타의 콧속 분비물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검출해내는 용도로 사용됐지만,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사람의 가검물에 대해서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 사람과 낙타에서 모두 유효성이 검증됐나.
"낙타는 콧속 분비물이 많아 검채 채취가 쉽지만, 사람은 인두 깊숙이 하기도까지 넣어야 검사에 필요한 가검물을 채취할 수 있다. UAE에서 임상에도 적용한 결과 가검물만 제대로 채취하면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국내에서 검사결과가 늦다는 지적이 많다. 왜 국내에서는 사용이 안되나.
"이런 판단은 보건당국의 몫이라 말하기 어렵다."
- 메르스 바이러스가 공기로 감염된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사실인가.
"공기감염은 안 된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다. 만약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발생해야 했다. 한번에 10여명씩 확진될 것이다. 공기 감염은 낭설이다."
- 바이러스가 변이하는 것 아닌가.
"추가로 유전자 검사가 이뤄져야겠지만, 현재로 봤을 때 그럴 개연성은 매우 희박하다."
- 잠복기가 최대 14일 맞나.
"중동에서는 메르스의 잠복기가 정말 2주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잠복기는 실험으로 확인된 게 아니고, 중동지역 환자들의 임상양상을 기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다. 이런 논란 때문에 정확한 잠복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8월에 UAE 수의진단센터와 낙타 대상의 공동 실험을 하기로 했다. 그곳 센터의 닥터 살라마(SALAMA) 센터장이 10월에 한국서 열리는 국제호흡기학회에 온다. 이 자리에서 이 실험결과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잠복기 규명 실험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UAE 국경을 오가는 30마리의 낙타그룹을 구매했다. 이 낙타들을 대상으로 우선 바이러스 감염 낙타를 분류한 뒤 매일매일의 바이러스 전파 상황을 1개월에 걸쳐 볼 계획이다."
-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배출되나.
"현재는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우리의 가설은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배출되지만, 수치가 낮아서 감염이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에서 메르스가 확산될 것으로 보나.
"이번주 화요일(2일), 수요일(3일)이 메르스의 확산 여부를 가늠하는 고비가 될 것이다. 국내 감염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최대 잠복기로 추정되는 2주가 지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잠복기에는 논란이 있지만, 감염자 격리조치 등의 방역이 이뤄진 만큼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 40%나 되는 메르스의 높은 치사율은 어떻게 봐야하나.
"메르스의 사망률이 40%까지 치솟은 것은 메르스가 처음 유행할 당시 그 원인을 몰랐기 때문이다. 메르스의 원인 바이러스가 확인된 뒤에는 여러종류의 항바이러스제와 대증요법을 적절하게 병용해 집중 투여하면서 사망률이 떨어졌다. 국내에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않는 한 치사율이 40%까지 올라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과학적근거가 빈약한 괴담에 영향받지말고 기본적인 개인위생에 철저히 해야 한다. 만약 중동에 방문한다면 야생동물이나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고, 의심증상이 있을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에 방문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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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최근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최대 잠복기가 2주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동을 오가며 메르스를 직접 연구하고, 진단키트를 개발해낸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메르스의 잠복기가 최대 2주(14일)로 알려져있지만, 메르스의 발원지인 중동 현지에서조차 이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조만간 아랍에미리트(UAE) 측과 공동 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송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메르스의 잠복기 2주는 실험으로 확인된 게 아니고, 중동지역 환자들의 임상양상을 기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라며 "이런 논란 때문에 정확한 잠복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8월에 아랍에미리트(UAE) 수의진단센터와 낙타 대상의 공동 실험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의 이런 지적은 갈수록 감염자가 늘고 있는 국내 메르스 방역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감염자들의 잠복기가 최대 14일을 넘기거나,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감염자 발생 양상은 보건당국의 예측을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바이오기업인 바이오노트와 공동으로 15분만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중동지역에 공급했다. 또 이런 연구성과를 국제학술지 '임상미생물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에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직접 실험한 유일한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송 교수와의 일문일답.
▲ 사진은 현미경에서 관찰된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모습. ⓒ 연합뉴스
- 국내에서는 유일한 메르스 연구팀 아닌가.
"메르스가 유행하던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과 공동 연구를 했다. 이를 통해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국제학술지에 이런 연구성과에 대한 논문을 내고 나서야 우리가 메르스를 직접 실험한 유일한 한국 연구팀이라는 걸 알았다."
- 당시 우리나라에는 메르스 환자가 없었는데, 키트를 개발하려 한 이유는 무엇인가.
"언젠가는 (메르스가) 한국에 들어올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 사이에 운행되는 비행기를 보면 안다. 늘 사람들이 꽉 찬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가다 보면 언젠가는 국내에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 연구비용은 어디서 지원받았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수행하는 미래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금을 받았다."
- 국가 방역과 관련된 연구인데, 진단키트 개발에 질병관리본부 등의 보건당국은 참여하지 않았나.
"당시엔 보건당국이 메르스가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진단키트가 개발된 후 실험결과 분석 작업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부탁했는 큰 관심을 보였다. NIH 연구팀이 흔쾌히 수락하고, 분석결과를 보내왔다."
- 개발한 진단키트가 중동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나.
"원래 낙타의 콧속 분비물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검출해내는 용도로 사용됐지만,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사람의 가검물에 대해서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 사람과 낙타에서 모두 유효성이 검증됐나.
"낙타는 콧속 분비물이 많아 검채 채취가 쉽지만, 사람은 인두 깊숙이 하기도까지 넣어야 검사에 필요한 가검물을 채취할 수 있다. UAE에서 임상에도 적용한 결과 가검물만 제대로 채취하면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국내에서 검사결과가 늦다는 지적이 많다. 왜 국내에서는 사용이 안되나.
"이런 판단은 보건당국의 몫이라 말하기 어렵다."
- 메르스 바이러스가 공기로 감염된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사실인가.
"공기감염은 안 된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다. 만약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발생해야 했다. 한번에 10여명씩 확진될 것이다. 공기 감염은 낭설이다."
- 바이러스가 변이하는 것 아닌가.
"추가로 유전자 검사가 이뤄져야겠지만, 현재로 봤을 때 그럴 개연성은 매우 희박하다."
- 잠복기가 최대 14일 맞나.
"중동에서는 메르스의 잠복기가 정말 2주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잠복기는 실험으로 확인된 게 아니고, 중동지역 환자들의 임상양상을 기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다. 이런 논란 때문에 정확한 잠복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8월에 UAE 수의진단센터와 낙타 대상의 공동 실험을 하기로 했다. 그곳 센터의 닥터 살라마(SALAMA) 센터장이 10월에 한국서 열리는 국제호흡기학회에 온다. 이 자리에서 이 실험결과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잠복기 규명 실험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UAE 국경을 오가는 30마리의 낙타그룹을 구매했다. 이 낙타들을 대상으로 우선 바이러스 감염 낙타를 분류한 뒤 매일매일의 바이러스 전파 상황을 1개월에 걸쳐 볼 계획이다."
-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배출되나.
"현재는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우리의 가설은 잠복기에도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배출되지만, 수치가 낮아서 감염이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에서 메르스가 확산될 것으로 보나.
"이번주 화요일(2일), 수요일(3일)이 메르스의 확산 여부를 가늠하는 고비가 될 것이다. 국내 감염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최대 잠복기로 추정되는 2주가 지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잠복기에는 논란이 있지만, 감염자 격리조치 등의 방역이 이뤄진 만큼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 40%나 되는 메르스의 높은 치사율은 어떻게 봐야하나.
"메르스의 사망률이 40%까지 치솟은 것은 메르스가 처음 유행할 당시 그 원인을 몰랐기 때문이다. 메르스의 원인 바이러스가 확인된 뒤에는 여러종류의 항바이러스제와 대증요법을 적절하게 병용해 집중 투여하면서 사망률이 떨어졌다. 국내에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않는 한 치사율이 40%까지 올라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과학적근거가 빈약한 괴담에 영향받지말고 기본적인 개인위생에 철저히 해야 한다. 만약 중동에 방문한다면 야생동물이나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고, 의심증상이 있을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에 방문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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