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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상황 땐 위치 모르면 '전봇대' 찾으세요

[서평] 생명의 위험 속에서 나를 지키는 <생존 매뉴얼 365>

등록|2015.06.02 12:09 수정|2015.06.02 12:09

▲ 전주 보호찰. 사진 중 숫자 16은 위도, 97은 경도를 나타내는 좌표이고 S223은 좌표 내 세부위치를 나타내는 숫자(표시)입니다. ⓒ 임윤수


"850만 개, 도심지 30m, 농촌 지역 50m 이하 간격."

어디가 어디인지조차 짐작할 수없는 외딴 곳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좌표가 될 수 있는 전봇대에 관한 내용입니다. 도심지에서는 30m 간격으로, 농촌 지역에서는 50m 간격으로 전국에 850만 개가 설치돼 있는 게 전봇대 입니다. 

전봇대에는 위쪽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전주 보호찰이 붙어 있습니다. 이 보호찰에 기록돼 있는 숫자들이 바로 위치를 알려주는 좌표가 됩니다. 사진을 보면 위로부터 1658S223라는 숫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숫자 16은 위도, 58은 경도를 나타내는 좌표이고 S223은 좌표 내 세부 위치를 나타내는 숫자(표시)입니다.

따라서 정말 낯설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곳 어디서라도 긴급을 요하는 구조가 필요하면 주변에 있는 전봇대를 찾아 112나 119번으로 전화해 "여기 전봇대 번호가 1658S223입니다"라고 신고하면 구조대들이 현장으로 정확하게 출동하는 걸 확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고 총망라한 <생존 매뉴얼 365>

▲ 책 표지 ⓒ 모아북스

<생존 매뉴얼 365>(지은이 김학영·지영환, 펴낸 곳 모아북스)는 어떤 상황에서건, 생사를 좌우하는 긴박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의 생명까지도 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과 효과적인 수단 등을 폭넓고 세세하게 아우르고 있는 생존 매뉴얼입니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안전하게 마음 놓고 생활하기 위하여',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비상시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게 활용하기 위하여', '나와 가족에게 가장 현실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하여', '재해 발생 시 침착하게 대처하기 위하여' 책을 썼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고 목차를 보다 보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경우나 상황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랄 것입니다. 책에서는 'Part1 위급 상황 발생, 이것만 알면 생존할 수 있다', 'Part2 학교·가정의 어린이 사고 및 각종 범죄 대처법', 'Part3 수학여행 및 야외에서 발생하는 안전 사고 예방법', 'Part4 우리 집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 해결법', 'Part5 대형 사고에서 살아남는 행동 요령과 예방법', 'Part6 자연 재난에서 살아남는 유형별 행동 요령', 'Part7 전쟁과 테러 이것만 알면 안전', 'Part8 사이버 범죄 및 야외 행사장·공연·전시회·박람회에서 안전한 대처법' 그리고 부록으로 '반드시 알아둬야 할 응급 상황 필수 상식'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놀랄 만큼 많은 경우와 그 모든 경우 하나하나의 상황에 사전 지식과 대처법 등이 시시콜콜할 만큼 자세히 소개돼 있어 다시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내용 중에는 일반상식으로 널리 알려진 내용도 없지 않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쉬 알 수 없는 내용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이해하며 활용할 수 있는 생존 길라잡이가 돼 줍니다.

- 선체에서 충경이나 푹발음이 들렸을 경우 신속하게 배에서 탈출해야 하므로 갑판 등 외부 탈출이 쉬운 장소로 대피한다.

- 선체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 감지될 경우 기우는 반대 방향으로 대피한다.(중략)

- 원칙적으로 승무원의 안내 및 선장의 방송에 따르되,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을 경우에는 승객들끼리 질서를 유지하고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가 쉬운 장소로 이동한다. -<생존 매뉴얼 365> 145쪽, 선박 이동 중 사고가 났다면? 중에서

위 내용은 선박 이동 중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세월호 선장이었던 사람도 이런 내용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당연해 보이는 내용도 현장에서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음으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했음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취해야 할 행동이나 조치 등은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내용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뒤죽박죽인 상식은 모두를 더 우왕좌왕하게 하는 혼란한 지식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은 평소 헤아려보지 못한 많은 경우의 사고와 그 사고에 따른 대처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고 중에는 생각 외적인 사고들도 적지 않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사고, 평생 겪지 않을 거라 생각되는 사고까지 망라해 어떤 사고에도 대처할 수 있는 폭 넓은 지식을 챙기게 꾸려줍니다.    

비석 글자 면, 모두 '남쪽'은 아니다

- 비석이나 정상석의 글자가 적혀 있는 면이 남쪽이다. <생존 매뉴얼 365> 171쪽, 산에서 나침반 없이 방향을 찾으려면? 중에서

위 내용은 산에서 나침반 없이 방향을 찾는 방법에 대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은 묘 앞에 세워져 있는 묘비 전면 중 일부입니다. 사진에서 유좌(酉坐)라는 글씨는, 산소가 유좌(서쪽)에서 동쪽(묘향)을 향하도록 조성돼 있음을 나타내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 묘비에 글자가 적혀있는 면은 남쪽이 아니라 동쪽이 됩니다.

▲ 사진에서 유좌(酉坐)라는 글씨는, 산소가 유좌(서쪽)에서 동쪽(묘향)을 향해 조성돼 있음을 나타내는 내용입니다. ⓒ 임윤수


묘비 중에는 글자가 적혀있는 면이 남쪽과는 정반대인 북쪽을 향하고 있는 경우도 없지 않으니 '비석이나 정상석의 글자가 적혀 있는 면이 남쪽이다'라는 내용을 일반화하는 건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에서 조난을 당한 사람이 남쪽으로 내려가면 구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북쪽으로 돼 있는 묘비를 남쪽으로 잘못알고 방향을 잡게 된다면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방향이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좌우하는 방향이 될 수도 있으니 수정되거나 보완돼야 할 것입니다. 

<생존 매뉴얼 365> 한 권만 잘 숙지하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맞닥뜨릴지 모를 각양각색의 위험도, 살면서 겪게 되는 경험쯤으로 넘길 수 있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생존 매뉴얼 365> (지은이 김학영·지영환 / 펴낸곳 모아북스 / 2015년 5월 11일 / 값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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