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메르스 격리자 지금보다 '몇 배' 늘어날 것"
발병 병원 공개 요구엔 "불가" 재확인... 의료진 격리자 확인 시스템 마련
▲ 지난 1일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된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센터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세종=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의 격리·관찰대상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보건지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금번에 발생한 (3차 감염) 사례와 관련, 현재 격리 대상자를 분류하고 있다"며 "분류가 끝나면 현재 격리자 수보다 상당 배수 높은 수치를 분류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격리 대상자는 750여명으로, 이 보다 숫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국내 첫 3차 감염을 일으킨 16번째 환자는 지난달 15~17일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후 20일부터 열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격리되지 않은 채 25~27일 모 병원에 내원했고, 28~30일에는 ⓓ병원 6인실에 입원하면서 같은 병실 환자에게 메르스를 감염시켰다.
국내 첫 메르스 관련 사망자 역시 격리되기 전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5~17일 ⓑ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환자는 지난달 31일 오후 늦게야 격리됐고, 그 다음날 오후 4시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격리되지 않았던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등이 격리·관찰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그 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대학교 병원에 메르스 의심증상 관련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 연합뉴스
복지부는 메르스 발병 병원 공개여부에 대한 질의에 "오늘 오전 회의에서도 일부 병원 공개에 대한 의견이 있었지만, 절대다수에게 병원 명칭을 공개하는 것보다 의료진들이 격리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격리 대상자나 밀접 접촉자, 메르스 발생 병원 방문 이력자 등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의료진들이 해당 환자의 진료·방문 이력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병원을 공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이런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복지부는 자가 격리로 생업이 중단되는 대상자들에게 긴급생활복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에게는 "격리로 중단되는 학업을 뒷바라지할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메르스 환자 수는 총 23명이며 이 중 C(76·남)씨, M(35·남)씨, O(40·남)씨 등은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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