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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여 만 제곱미터 벼 생육장애 '시름'

농민들 "특정 농약 약해" 지자체 "피해 규명 중"

등록|2015.06.08 15:16 수정|2015.06.08 15:16
수십만 평의 논에 심은 벼가 노랗게 마르는 등 생육 장애가 발생, 농민들이 크게 낙심하고 있다. 농민들은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 잡혔고, 벼의 생육 장애 원인이 '약해(농약 피해)'라고 주장하며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사 정도가 심한 박관순(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천1리) 이장을 비롯한 일부 농민은 모내기한 논을 갈아 엎고 다시 모내기를 했다.

▲ 농민 한상수씨가 생육장애 피해가 있는 논의 모를 뽑아 보이며 약해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 이재형


모내기가 끝난 논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29일이다. 대술면 화천리 박관순 이장은 이런 사실을 면사무소에 알렸고 황강묵 대술면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곧바로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대술면사무소에 따르면 문제의 농약을 살포한 농가수는 136농가, 면적은 230만7517제곱미터(대술면 수도작 면적의 36%)로 엄청난 면적이며, 이 농약을 사용한 대부분 논에서 벼 생육 장애 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D사가 제조 판매한 문제의 농약은 도열병, 물바구미, 애멸구 등을 방제하는 살균·살충제로 육묘 상자에 처리하는 입제다. 대술지역에서는 올해 처음 이 농약을 사용했다.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문제의 농약을 사용한 논에서만 모가 말라죽고 다른 농약을 사용한 논은 말짱하게 모가 잘 자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일 마전리에서 만난 피해 농민 한상수씨는 생육 장애 피해를 입은 논과 정상적으로 모가 자란 논을 비교해 보여주며 "문제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관행 농법으로 농사를 지은 논은 멀쩡하다. 원래 모내기를 하고 3~4일이 지나면 새 뿌리가 하얗게 나오는 법인데 일주일이 지났는데도(농약을 사용한 묘판으로 심은 논은) 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모를 뽑아 보이며 설명한 뒤 생육 장애 원인은 '약해'라고 주장했다. 한씨는 지난 2일 약해 피해를 입은 자신의 논을 갈아엎고 다시 모내기를 했다.

피해 현장을 살펴보던 황강묵 면장도 "농약 구입비에 보조금이 지원됐기 때문에 문제의 농약을 사용한 농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농약을 쓴 대부분의 논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고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는 게 농민 여론이다"라고 말했다.

문제의 농약을 제조 판매한 D사 마케팅 관계 직원과 피해 농민 대표들은 지난 5월 30일과 6월 3일 두차례 걸쳐 만남을 가졌고, 농민 대표들은 '약해'를 주장하며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농민들의 요구 조건은 앞으로 어린모의 생육 장애(포기 분얼 분량)로 발생한 수확량 감소에 따른 선보상과 고사한 벼 보식 등에 따른 모판 비용 및 인건비 그리고 농약값 환불 등이다.

D사의 마케팅팀 관계직원은 <무한정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던 약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약해인지, 아닌지, 기후 여건 등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농민들의 요구 조건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농민 요구에 대한 회사의 답변이 언제 나올지에 대해서는 "언제라고 확답할 수 없고 협의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한편 피해 현장을 조사한 충남도농업기술원 식물병리팀 담당 직원은 "일단 병으로 생긴 생육 장애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벼가 지금 상태에서 깨어난다 해도 상태에 따라 회복이 불가능한 것도 있다. 피해 원인에 대해선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며 "피해 원인 규명을 위해 대술 현지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 문제로 지목된 약제 처리와 타 회사 약제 처리, 약제 무처리 3개의 샘플 포장을 만들어 실험을 하고 있다. 오는 8~9일 즈음해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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