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학생 "마스크 썼다고 수업 중 쫓겨나"
홍콩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 성균관대 "일방적 귀국 통보 때문... 화해했다"
▲ 홍콩 성시대학(城市大學) 학생 탕아무개(22), 탐아무개(23)씨는 지난 8일 홍콩언론 'TVB NEWS'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수업 중에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 TVB NEWS 하면 갈무리
성균관대에서 수업을 듣던 홍콩 학생 2명이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수업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홍콩 학생들이 교수에게 일방적으로 귀국 통보를 하면서 일어난 일로, 교수가 사과하면서 화해했다"고 해명했다.
홍콩 성시대학(城市大學) 학생 탕아무개(22), 탐아무개(23)씨는 지난 8일 홍콩언론 'TVB NEWS'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수업 중에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두 학생은 2015년 1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성균관대에서 수업을 받았다. 문제의 수업은 지난 8일 낮 12시에 있었던 신문방송학 강의였다.
탕씨는 인터뷰에서 "교수님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마스크를 쓴 제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수업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님은 '홍콩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있었던 건 아는데, 그렇다고 이런 예민한 모습과 분위기를 우리 강의와 우리나라에 들여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성균관대 쪽에 항의했는데, 학교는 '일부 교수님은 수업 중에 마스크 쓰는 것을 두고 예의가 없다고 여기고 있고, 마스크를 쓰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없다면 학기를 마무리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탕씨는 "아무 데나 가래를 뱉는 한국 사람들의 나쁜 습관은 신종 사스 전파에 영향을 미친다, 저는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꼭 끼겠다"고 강조했다.
'TVB NEWS'는 "홍콩 여행업협회는 이번 달 한국 관광 패키지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간 대학생이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강의에서 쫓겨난 사건에 근거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두 홍콩 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려 했지만, 두 학생은 10일 오전 홍콩으로 출국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성균관대 "홍콩 학생의 일방적 귀국 통보 때문에 발생한 일"
성균관대는 10일 "교수가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두 학생에게 강의에서 나가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마스크를 쓴 탕씨와 탐씨는 수업 시작 직전 A 교수에게 "메르스 확산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귀국하겠다. 비행기 표까지 끊었다"고 말했다. A 교수가 "1학기가 끝나지 않았고, 팀 과제나 발표 등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지만, 두 학생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방적인 귀국 통보에 기분이 나빴던 A 교수는 두 학생에게 "마스크를 쓰고 이런 얘기를 하면 되겠느냐, 마스크를 벗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두 학생은 끝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결국 A 교수는 두 학생에게 수업에서 나가달라고 했다.
A 교수는 수업이 끝난 후 두 학생을 만나 조기 귀국을 결정한 자초지종을 들었다. A 교수는 학생들에게 "과거 사스가 크게 유행한 홍콩에서 왔기 때문에 메르스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또한 "강의에서 나간 일로 결석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A 교수와 홍콩 학생들 사이에 오해가 있었지만, 화해했다"면서 "성균관대는 메르스 확산 때문에 학기를 모두 마치지 않고 조기 귀국하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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