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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 언급 유서 남긴 노동자, 37일 만에 장례식

금속노조, 노사합의 따라 양우권 전 EG테크분회장 경남 남해에 안장

등록|2015.06.15 17:33 수정|2015.06.15 17:33
"새가 되어서 하늘을 훨훨 날아 현장으로 돌아가시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7일만에 치러진 고 양우권(50) 전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같이 기원하면서 새 모양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이 15일 전남 광양에서 치러졌다. 장례행렬은 이날 오전 9시 빈소인 동광양장례식장을 출발해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던 광양시청 사거리에 10시경 도착했고, 이곳에서 영결식이 열렸다.

▲ 고 양우권(50) 전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장례식이 15일 전남 광양에서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 윤성효


▲ 고 양우권(50) 전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장례식이 15일 전남 광양에서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졌고, 노제 때 참가자들은 새 모양의 풍선을 만들어 하늘로 날려보냈다. ⓒ 윤성효


전규석 금속노조위원장은 남문우 수석부위원장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열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강력한 연대와 단결을 당부했고, 그리하여 간악한 자본과 정권을 무너뜨리고 승리하라고 명령사혔다"며 "더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해 싸우겠다.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인간다운 권리를 쟁취하겠다"고 다짐했다.

영결식을 마친 장례행렬은 시민분향소 일대를 행진한 뒤,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으로 향했고, 이곳에서 노제가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을 비롯해, 금속노조 조합원, 시민사회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고인은 지난달 10일 광양 자택 인근 공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이 소속되었던 EG테크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회장이 경영하는 EG그룹 계열사다.

고인은 박지만 회장을 언급한 유서에서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금속노조와 EG테크는 지난 13일 '고인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책임 인정과 사과', '노조탄압 중단과 재발 방지' 등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이날 장례가 치러졌다.

유족들은 고인의 유골을 광양에서 화장한 뒤 장지인 경남 남해 추모누리 공설종합묘원에 안장했다.

▲ 고 양우권(50) 전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장례식이 15일 전남 광양에서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 윤성효


▲ 고 양우권(50) 전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장례식이 15일 전남 광양에서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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