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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최전선 인천의료원에 시민 격려 이어져

떡ㆍ케이크ㆍ음료 등으로 의료진 응원... "공공의료기관에 시민 애정 지속되길"

등록|2015.06.25 20:43 수정|2015.06.25 20:43

▲ 인천의료원에 전달된 선물.<사진 :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 페이스 북> ⓒ 한만송


300만 인천시민의 공공보건의료를 책임지는 인천의료원(원장 조승연)에 시민들의 성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중동 지역에서 입국하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질환) 의심환자가 인천의료원으로 몰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천에 메르스가 번지지 않은 점 등에 시민들이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며칠 전 한 시민은 메르스 공포로 아파도 발길을 하기 쉽지 않은 인천의료원을 찾아와 음압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케이크를 선물했다.

이 시민은 '메르스 종식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의료진 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힘내세요. 인천의료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조금이나마 시민으로서 함께 하고 싶습니다'라고 적은 쪽지를 동봉했다. 지난 6월 20일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들이 케이크를 주고 갔다. 다만 케이크에 "메르스 종식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의료진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격려는 계속되고 있다. 인천지역 한 동호회에선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인천의료원 의료진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직접 만든 빵을 선물했다.

인천여성가족재단 직원들도 감사의 마음과 함께 떡을 전했다. 손세정제 전문회사인 '인덱스그린'은 손세정제를 전달했다. '산상원' 등의 업체에서도 손소독제와 음용수를 기부했다.

24일엔 인천시새마을지회에서 떡과 음료수를 선물했고, 인천시통리장연합회는 인천의료원 입구에 '의료진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진정한 애국자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조승연 원장은 "시민들의 격려의 손길에 메르스 사태가 종결되기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며 "부족하지만 지역 대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최선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의료원에 근무하다보니 메르스 때문에 식구들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민들의 이런 격려를 받다보니 책임감이 더 든다"며 "공공병원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열악한 환경에도 묵묵히 공공의료 책임져

인천의료원의 경영 사정을 알면 이러한 격려의 마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천의료원은 기존 음압병실 3개(5병상)에, 메르스 사태에 대비해 음압병실 6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그리고 병동 2개를 메르스 전용 병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감염내과ㆍ호흡기내과ㆍ신장내과 등의 의사 9명과 간호사 13명 등의 전문 인력을 24시간 철야근무에 투입했다. 하지만 이 의료진은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에볼라 의심환자가 인천의료원에 입원했을 때도 의료진 5명이 3박 4일 동안 격리돼 환자를 돌봤지만, 의료원은 상여금도 제대로 주지 못했다.

인천의료원은 '이번 달 상여금을 못 줄 수도 있다'는 공고를 낼 정도로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난 때문이다. 시는 얼마 전 1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인천의료원 운영비의 15%인 7억여원을 삭감하려다 시민사회단체들과 언론의 비난을 받은 뒤 복원했다.

조승연 원장은 "인천의료원은 사스ㆍ신종플루ㆍ에볼라 등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고 한 뒤 "그런데 민간병원은 영리 위주의 의료로 부를 축적해 덩치를 키웠고, 공공병원은 죽어갔다. 메르스 사태의 출발점은 공공의료가 형편없이 약해진 데 있다"고 뼈 있는 지적을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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