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홍준표, '서부청사 기공식'에 여당 의원 초청 안한 이유

경남도 '지자체 자체 행사'... 진주의 김재경·박대출 의원과 사이 안 좋아

등록|2015.07.03 14:07 수정|2015.07.03 14:08
경남도청이 폐업한 진주의료원에서 열리는 '서부청사 기공식'에 진주 출신 국회의원들을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의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부청사 기공식은 3일 오후 4시 열린다. 행사에는 홍준표 지사와 김윤근 경남도의회 의장, 이창희 진주시장 등 시장·군수, 광역기초의원, 기관단체장 등 2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경남도청은 이날 기공식을 서경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한다.

그런데 초청 인사 가운데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빠져 있다. 경남도청은 해당 지역구의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진주을)과 박대출 의원(진주갑)에게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 2013년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서부청사' 관련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윤성효


경남도청은 국회의원들을 초청하지 않은 이유로 '지방자치단체 자체 행사'라 들고 있다. 새누리당 대변인인 박대출 의원의 경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참석 일정으로 기공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했다.

김재경 의원을 비롯한 서부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은 기공식 참석 여부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의원들은 초청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참석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각각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강기윤 의원(창원성산)은 기공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홍준표 지사, 김재경·박대출 의원과 '불편한 사이'

홍준표 지사는 김재경·박대출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홍 지사와 두 의원 사이를 '소가 닭 보듯 한다'고 말할 정도다.

홍 지사는 지난 1월 12일 진주시 방문 때 "진주 지역 국회의원이 도정에 협조는 못할망정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 서부청사 준공식 등 경남도 행사에 진주 지역 국회의원은 초청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홍 지사는 두 의원에 대해 "도움이 안 된다"는 말까지 했다.

홍 지사는 김 의원과 남부내륙철도 노선문제, 박 의원과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서부청사 문제)로 입장을 달리했다. 당시 두 의원은 보도자료와 성명서를 통해 홍 지사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고, 경남 출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현재 경남도 정무부지사(서부부지사)는 최구식 전 국회의원이다. 홍 지사는 정무부지사를 '서부부지사'로 부르도록 했다. 최구식 부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진주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박 의원에게 졌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에 최 부지사가 출마해 지역구 탈환을 노릴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최근 진주에서 열린 행사에 홍 지사와 김·박 의원이 나란히 참석했지만 서로 '소 닭 보듯'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6월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청사 개청식이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에서 열렸고, 홍 지사와 두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홍 지사는 "진주가 발전하려면 남부내륙철도가 들어와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해주기로 약속했다"며 "대전에서 진주로 내려오자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만, 그렇게 되면 40년 있어도 철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은 홍 지사가 김재경 의원과 벌인 노선 논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었다.

이날 김재경 의원과 박대출 의원도 축사를 했지만 홍준표 지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진주혁신도시 개청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진주시민 강아무개(45)씨는 "아이들 장난하는 것이냐. 자신과 입장이 맞지 않다고 해서 국회의원을 행사에 초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 끼리 싸우다가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인들의 감정싸움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