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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 속 산행, 오히려 상쾌하더라

[사진] 북한산 원효봉에 다녀와서

등록|2015.07.11 17:42 수정|2015.07.11 23:39
지난 10일 북한산 원효봉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집에 있는 것 보다 가볍게 산행하며 땀을 흘리는 것이 더위를 이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연신내역에서 내려 70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서 내리니 오후 2시 30분입니다. 잠시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가 원효봉으로 올라 갑니다. 오늘 산행은 북한산성 입구-서암문-원효암-원효봉-북문-보리사-북한산성탐방센터로 하였습니다.

일기 예보처럼 오후 2시의 태양은 뜨겁게 달아 있어 초목들이 힘을 잃었습니다. 이 더위에도 둘레길에는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한산 둘레길(내시묘역길)을 조금 걸으니 오른쪽으로 원효봉오르는길 안내 표지가 나옵니다.  이길은 숲이 우거져 그늘로 걸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여 땀 좀 흘려야 됩니다.

10분 정도 오르니 서암문이 나옵니다. 암문은 비상시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이며, 구원병 출입문으로도 사용된다.  -안내표지판 인용-

▲ 왼쪽 원효봉과 오른쪽 의상봉 ⓒ 이홍로


▲ 서암문(시구문) ⓒ 이홍로


▲ 원효암 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 이홍로


▲ 의상능선 ⓒ 이홍로


서암문부터 원효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으로 오늘 같은 날은 천천히 쉬면서 오르는 것이 좋습니다.  땀방울은 마치 빗방울이 떨어지듯 떨어집니다.  그런데 오히려 몸은 더 가벼워지고 마음도 더 차분해 집니다. 아무 생각 없이 오르니 원효암에 도착하였습니다.  원효암 아래에는 등산로 양쪽에 돌탑이 있습니다.  이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걸으며, 구도자들도 이런 마음으로 이 길을 걸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원효암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우뚝 솟은 바위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 곳에 오르면 북한산성 탐방센터 상가 지구, 의상봉 능선, 백운대 등이 한 눈에 조망 됩니다.

여기서 의상봉 정상은 5분 정도만 올라 가면 됩니다.  전망대를 내려와 정상으로 오르는데 등산로 옆에 까치수염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마침 벌도 날아와 꿀을 빨고 있습니다. 꽃 사진을 찍을 때 꽃만 아름답게 찍으면 80점, 벌이나 나비가 앉아 있는 꽃을 찍으면 90점, 벌이나 나비가 날개짓을 하는 모습을 함께 찍으면 100점입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땀은 계속 흘러 눈이 따가운데 벌이 날개짓을 하는 모습을 담아 볼려고 5분 정도 쪼그리고 앉아 벌이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길 기다렸으나 벌은 열심히 꿀만 빨고있습니다.

▲ 원효봉 아래에서 만난 까치수염 ⓒ 이홍로


▲ 원효봉 정상에서 만난 솔나물꽃 ⓒ 이홍로


▲ 원효봉 정상에서 바라본 백운대와 노적봉 ⓒ 이홍로


▲ 원효봉 정상의 고양이 ⓒ 이홍로


▲ 원효봉 아래 북문 ⓒ 이홍로


드디어 원효봉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정상에서 먼저 만난 것은 노란 솔나물꽃입니다.  이 가뭄에도 예쁜꽃을 피운 솔나물 반갑습니다.

정상에는 저 혼자뿐입니다. 눈 앞에 백운대와 만경대, 노적봉이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잿빛 하늘이 아쉽지만 이런 날은 그 나름대로 멋이 있습니다. 소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 간식을 먹고 있는데 고양이 녀석이 다가와 내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몸이 몹시 야위어 있는 이 녀석은 먹을 것을 간절하게 원하는 모습입니다. 먹던 과자를 나누어 줍니다.

좀 오래 쉬었다가 내려갈 생각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이 녀석 내 바로 앞에서 긴장을 풀고 같이 음악을 감상합니다. 때로는 지긋이 눈을 감기도 합니다.  이 녀석과 오랜 친구라도 된 것 처럼 같이 음악 감상을 하다가 천천히 하산합니다.

대동사쪽으로 하산하다 보면 북문이 나옵니다.  이 문은 암문과 달리 아치가 둘로 아름답습니다.

오늘 무더운 날씨였지만 3시간 정도 산행을 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이기는 방법은 다양할 텐데, 저는 이렇게 산행으로 땀을 흘리고 시원하게 샤워하는 것으로 무더위를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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