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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노래의 협업, 가슴 뭉클하다

경기 민예총 문학위원회 행사, 시를 노래로 부르다

등록|2015.07.20 14:39 수정|2015.07.20 14:39

인디언 수니(사)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콜라보레이션에서 노래하는 가수 인디언 수니 ⓒ 하주성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크러 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인디언 수니의 '나무의 꿈'이라는 노래의 한 부분이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인디언 수니는 많은 공연에서 찬사를 받는 가수이다. 18일 오후 3시부터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에 소재한 수원화성박물관 1층 다목적실 자리를 꽉 메운 사람들은 (사)경기 민예총 문학위원회(위원장 정수자) 시인들과 일반인들이다.

이날 행사는 경기 민예총 문학위원회가 마련한 '2015 문학을 넘어 경계를 넘어 - 시, 노래, 마임이 함께 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틀에 짜이기보다는 자유롭게 진행을 한 보기 드문 행사였다. 시인들만이 아니라 참가한 관중들이 시를 선택해 낭송하면 그 시인의 시집을 즉석에서 선물하기도 해 많은 사람이 즐거워했다.

시인들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시인과 인디언 수니시인 최기순의 '외가가 있던 마을'이라는 시를 자작곡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주었다 ⓒ 하주성


이날 관객 중에서 무대에 올라 시를 낭송한 사람들은 다양했다. 아주대를 다닌다는 학생부터 이영미술관 김이환 관장, 수원박물관 한동민 박사. 경기시인협회 김애자 시인 등이 무대에 올라 문학위원회 시인들의 시를 낭송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인디언 수니가 반주를 하는 가운데 고은 시인의 '내일 앞에서'를 낭송했다.

이날 콜라보레이션은 시낭송과 마임, 시 노래 등으로 다양한 무대를 꾸몄다. 가장 독특한 것은 문학위원회 시인들의 시를 인디언 수니가 자작곡으로 들려주었다는 점이다. 많은 시인의 시 중에서 최기순 시인의 '외가가 있던 마을', 김천영 시인의 '첫눈', 이은우 시인의 '봄비'를 시인들이 먼저 시낭송을 했다. 이어서 인디언 수니가 시를 노래로 들려주었다.

"시가 곧 노래라고 하지만 이렇게 가수가 시를 노래로 만들어 들려주는 것을 들으니 정말 좋아요. 아마 시인 누구라도 자신이 쓴 시를 이렇게 가수가 노래로 만들어 들려준다고 하면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인디언 수니라는 가수가 정말 노래를 잘하네요. 듣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어요."

객석에서 시 노래를 감상하고 있던 한 관객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무대는 처음 접했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 단지 시낭송을 듣기보다는 다양한 퍼포먼스로 관객도 함께 즐기는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디언 수니의 노래로 콜라보레이션 마쳐

화성박물관화성박물관 다목적실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인디언 수니의 노래를 듣고 있는 시인과 관객들 ⓒ 하주성


기념촬영행사를 마치고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 회원들이 다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 하주성


모든 순서를 마치고 맨 끝에는 인디언 수니의 노래로 마감했다. 인디언 수니의 노래에 빠진 관객들은 연신 앙코르를 외쳤다. 때문에 가수는 노래를 네 곡이나 더 불렀다. 사람들은 두 시간 동안 진행된 '2015 문학을 넘어 경계를 넘어 - 시, 노래, 마임이 함께 하는 콜라보레이션'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정말 좋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시인이 직접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더구나 관객 중에서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이런 훌륭한 무대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다도 인디언 수니라는 대단한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된 것이 가장 즐겁네요. 앞으로 자주 노래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택에서 왔다는 어느 관객은 인디언 수니가 들려준 시노래가 감동이었다면서, 더 많은 시인들의 시를 노래로 듣고 싶다는 반응이었다.

당초 6월 13일에 열기로 했던 행사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여파로 인해 연기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의 시낭송과 시노래, 마임 등의 콜라보레이션 무대에 만족한 듯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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