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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돈벼락 맞고 '굴욕'

영국 코미디언, 블래터 회장 기자회견장서 가짜 돈다발 뿌려

등록|2015.07.21 08:23 수정|2015.07.21 09:36

▲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진 소동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굴욕을 당했다.

FIFA는 20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 2월 26일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블래터 회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차기 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영국의 코미디언 사이먼 브로드 킨이 난입해 블래터 회장을 향해 가짜 달러 지폐를 뿌리며 "북한 대표로 왔다, 이 돈이면 북한에서 월드컵을 유치할 수 있느냐"고 외쳤다.

블래터 회장과 측근들의 부패 혐의를 조롱하려는 의도였다. 브로드 킨은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갔고, 블래터 회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먼저 이곳을 청소해야겠다"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잠시 후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돌아온 블래터 회장은 "이것은 축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어떠한 쓰나미가 몰려와도 나를 밀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몽준, 플라티니 등 차기 회장 후보 물망

이날 블래터 회장은 차기 FIFA 회장 선거를 내년 2월 26일 치른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블래터 회장은 최소 7개월간 FIFA를 더 이끌게 됐다. 차기 회장직을 노리는 후보들은 투표 4개월 전인 10월 26일까지 출마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5월 FIFA 선거에서 5선에 성공했으나,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FIFA 임원들의 부정부패를 본격적으로 수사하자 지난달 3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과 맞붙었다가 낙선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블래터 회장이 후임 인사를 키우고, 선거 과정을 관리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차기 FIFA 회장 선거 후보로는 정몽준 전 FIFA 부회장을 비롯해 알리 요르단 왕자,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디에고 마라도나 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날 집행위원회는 부정부패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는 FIFA를 개혁하기 위해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회장과 집행위원의 연봉 및 지출 명세 공개, 회장 연임 제한 등의 개혁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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