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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리 마을앞의 느티나무 보호수

고향소식

등록|2015.07.21 18:36 수정|2015.07.21 18:36

▲ 대천리 마을앞의 400년넘은 느티나무보호수 ⓒ 강미애


7월의 녹음이 짙푸러르 가는 여름에 충남 예산군 고덕면 대천3리 경로당 앞에는 438년생 느티나무가 우람하게 서 있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의 4세대 이상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이 나무는 예산군 내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존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마을 앞에 우뚝 서 있는 고목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 신성시하고 마을주민들이 해마다 음력 7월 7일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이 나무에서 싹트는 잎사귀로 그해의 풍년을 점친다고 하네요. 여름에는 마을 사람들이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에서 담소를 나누며 이웃 간의 정을 두텁게 쌓아온 휴식처이기도 합니다.

▲ 대천리 마을앞의 438년생 느티나무 보호수 ⓒ 강미애


보호수란, 희귀한 나무 혹은 100년 이상 된 고목을 보존하기 위해 보호하는 나무로 외과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외과수술이란, 보호수의 생장을 방해하는 각종 이물질을 제거하고 살충 방부 처리한 후에 영양제를 주입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나무가 생장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충남 예산군은 관내에 대흥면 상중리 느티나무(1018년생)와 간양리보호수(513년생) 향천사경내(348년생) 화암 사경 내(230년생) 느티나무와 추사 고택 백송(조선 후기) 등 100본 이상의 보호수를 지정하여 보호 중입니다.

▲ 농번기의 경로당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 강미애


농촌 마을 곳곳에 있는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농번기에는 모두 농사일을 한다고 바빠서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는 거의 출입을 안 하는 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가을에 모든 농작물을 수확한 후에 마을회관에서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동네 애경사를 논하며 윷놀이를 하며 친목 도모를 합니다.

▲ 외과수술을 받은 느티나무 보호수 ⓒ 강미애


이 느티나무 보호수는 오래되어 부패한 나무조직을 제거한 후에 살균, 방부 처리하여 발포성 수지로 환부를 메우고 인공 나무껍질로 정리하였습니다. 충남도는 수령이 100년 이상 된 고목이나 희귀 수를 발굴하여 보호수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네 어귀에 나무를 심고 이웃 마을 사람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장시간 걸어서 촌 장날에 농산물을 팔러 가는 중에 잠시 여기에 들르기도 합니다. 동네의 모든 이야기는 마을 앞 고목 아래에서 흘러나왔을 정도로 남녀노소 어울림 터였습니다. 이 마을에는 현재 42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 도라지꽃이 피어나는 마을길 ⓒ 강미애


마을 길가에 하얀색 보라색 도라지꽃이 피어나는 시절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친구 집에 놀러 가던 옛 아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아마도 지금은 어른이 되어 회색빛 도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귀향을 꿈꾸지만, 자식들 학업 때문에 또는 생계수단인 일터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의 지방유치로 농촌에도 회사에 다닐 수 있는 여건이 조금 마련되었지만, 대부분 농촌을 지키고 살아가는 노인들이 더 많습니다.

▲ 옥수수가 익어갑니다. ⓒ 강미애


옥수수가 두 팔 벌려 갈색 수염을 달고 알이 굵어져 가고 있습니다. 쭉쭉 뻗어 가는 호박 넝쿨 사이로 달린 애호박을 따서 이웃에게 건네는 훈훈한 이웃의 정이 아직 살아있습니다.

▲ 논에 완전히 자리를 잡은 벼 ⓒ 강미애


벼가 자리를 잡아가는 논에는 더는 물을 넣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벼를 심은 후에 논에 물을 넣는 이유는 벼가 논에 자리 잡기 전에 잡풀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 더위가 저만큼 물러가는 계절이 다가오면 농부의 땀방울이 알알이 벼알이 되어 맺힐 겁니다. '모두 지나가리라'라고 한 것처럼 한낮의 더위도 언젠가는 물러갈 것입니다.

대천리 이장님 댁 집 앞에는 능소화가 하늘 높이 솟아 환한 꽃을 피우며 잠시 더위를 잊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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