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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일본 닛케이 그룹에 매각

약 1조5000억 원에 매각 발표... 일본 미디어그룹이 새 주인

등록|2015.07.24 08:18 수정|2015.07.24 08:44

▲ 일본 닛케이 그룹에 매각된 <파이낸셜타임스> 온라인판 갈무리. ⓒ FT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아래 FT)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아래 닛케이)에 매각된다.

영국 교육·미디어그룹 피어슨은 23일(현지시각) FT를 현금 8억4400만 파운드(약 1조5000억 원)를 받고 닛케이 그룹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닛케이 그룹도 FT 매입 승인을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 127년 만에 고향 떠난다

이로써 127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함께 세계 경제전문지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던 FT는 고향인 영국을 떠나 일본 미디어 그룹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1888년 영국 정치인이자 금융가인 호레이쇼 보텀리가 4페이지로 창간한 FT는 1945년 경쟁지 <파이낸셜뉴스>를 합병했고, 1957년 피어슨이 인수해 50년 넘게 보유하며 세계적인 신문으로 키워냈다.

전 세계 경제 전문가와 고위 관료, 학계가 주로 구독하며 고급 경제전문지의 위상을 갖춘 FT는 피어슨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조리 스카디노가 "내가 죽기 전에는 절대 FT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1월 신임 CEO 존 팰런이 취임하면서 피어슨은 교육과 출판 사업에 집중하기로 새로운 경영 전략을 내세웠고, 결국 미디어 분야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FT를 시장에 내놓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피어슨은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어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매각 조건이 틀어지자 또 다른 후보였던 닛케이 그룹과의 매각 협상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팰런 CEO는 "FT를 60년 가까이 소유했다는 것은 무척 자랑스럽지만,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FT가 언론의 소임을 다하고 상업적 성공도 거두기 위해서는 (닛케이처럼) 세계적인 디지털 미디어 그룹과 함께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밝혔다.

일본 최대 경제전문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발행하는 닛케이 그룹도 300만 명의 유료 독자와 40만 명의 온라인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경제전문지와 방송국도 거느리고 있는 대형 미디어 그룹이다.

하지만 영국 언론에서는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FT가 일본 미디어 그룹으로 매각된 것에 대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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