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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 벗고 예사로 활보... 아무렇지도 않네

[디카詩로 여는 세상 58] <정주 풍경 1>

등록|2015.08.01 14:02 수정|2016.03.02 11:51

▲ 정주에서 ⓒ 이상옥


       대형버스 기사보다
       능숙한 젊은 엄마의 운전 솜씨
       아가는 새근새근
             -이상옥의 디카시 <정주 풍경 1>

서울남부터미널 택시기사의 불친철을 떠올리며, 중국 정주 신정공항에 도착하여 역시 택시를 이용하여 정주경공업대학으로 갈 요량으로 택시 정류장을 찾아가는 기분이 묘했다. 정주 신정공항은 외곽지역으로, 목적지까지 가는 데 시간도 많이 걸려 택시요금이 비쌀 수밖에 없다.

지리를 잘 모르니 택시를 타는 것이 편해서, 역시 택시기사에게 요금을 물으니 너무 과도하게 부른다. 망설이고 있는데, 내 모습이 딱해 보였는지 옆에 관리원인 듯한 사람이 공항버스를 안내해 준다. 매표소와 타는 장소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어서 별 어려움 없이 공항버스를 탈 수 있었다.

공항버스로 정주시내에 와서 택시를 타고 기본 요금으로 목적지에 잘 왔다. 정주 신정공항의 택시기사도 요금을 많이 부르기는 남부터미널 택시기사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악의 없는 만면의 웃음을 머금은 그의 얼굴이 오히려 정겹게 여겨져 불쾌감 같은 것은 느낄 수가 없었다.

이번 여정은 정주에서 혼자 조용히 쉬면서 정주 지리도 익히고, 산책도 하며, 노트북으로 글도 쓰고 편안하게 휴양하는 것이라 마음이 편하다.

▲ 인도에 수박 트럭을 파킹하고는 웃통을 벗은 채 수박을 팔고 있는 노점상(?) ⓒ 이상옥


▲ 정주 거리는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와 사람들이 뒤엉겨 있는 것처럼 보일 만큼 무질서한 것 같아도 서로 불편도 불만도 없이 평온하다. ⓒ 이상옥


정주도 폭염이 심해 낮에는 밖에 나가기 힘들다. 점심, 저녁시간에 잠시 나가 거리를 걷다보면 정주 사람들의 모습도 한국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대륙적 기질... 한국 같은 조급성은 보이지 않아

유모차와 젊은 엄마의 모습도 정겹다. 중국 사람들이 좀더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이다. 한국은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들이 너무 지나치게 경쟁하고 시시콜콜 남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여간 불편한 게 아닌데... 중국도 인구가 많지만 워낙 땅이 넓어서인지 대륙적 기질로 한국사람 같은 조급성은 보이지 않는다.

거리에는 예사로 웃통을 벗고 천연득스럽게 활보하는 남자들도 보인다. 타인을 의식하지도 않고 주변인들도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런 모습이 한국에서는 꼴불견으로 보이겠지만 중국에서는 예사로운 풍경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 같다.
덧붙이는 글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이제는 채호석 교수가 쓴 <청소년을 위한 한국현대문학사>(두리미디어, 2009)에 새로운 시문학의 한 장르로 소개되어 있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날시)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순간 소통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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